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녹슨금 Jul 08. 2023

드넓은 정원, 런던의 왕립 식물원을 거닐다.

Royal Botanic Gardens, Kew

수업 끝나고 큐가든으로 향했다. 성수기 성인 입장권 정가는 21.5파운드인데, 방문 48시간 전에 예약하면 17파운드로 할인된다. 우리는 할인 정책에 대해 몰랐어서 16시 이후 입장 시 10파운드에 들어갈 수 있길래 근처를 구경하며 4시가 되길 기다렸다. 워낙 정원이 넓어서 입구도 여러 곳인데 우리는 엘리자베스 게이트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엄청나게 크고 풍성한 꽃나무가 반겨준다.

정말 다양한 종의 식물과 꽃들이 있고 조경을 잘해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늦게 들어와서 아쉬웠던 건, 'Royal retreet of george III and queen charlotte' 건물 운영시간이 16시까지라 내부 구경을 할 수 없었다는 거다.

대부분의 온실도 17시까지만 운영이라 서둘러 한 시간 동안 온실을 둘러보았다. 내부는 식물들이 자라기 좋은 온습도를 맞춰두어서 바깥공기보다 훨씬 후덥지근한 느낌이었다.

아프리카의 최대 3미터까지 자라는 엄청나게 큰 연잎도 구경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지 않다면 'Treetop Walkway'도 가볼 것을 추천한다. 나무 꼭대기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나무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어렸을 때는 정말 겁 없이 높은 데도 잘 올라가고 놀이기구도 잘 탔었는데, 이제는 발밑이 뚫려있으면 무섭다. 무너질 리 없게 잘 설계해 놨다는 걸 믿고 즐겨야 하는데 말이다.

워낙 정원이 좋아서 이 근처에 사는 사람이라면 연간 회원권을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관광으로 오신 분이라면 미리 예매를 해서 17파운드에, 낮부터 여유 있게 즐기시길. 다 둘러보려면 한참 걸리니까 샌드위치와 물, 음료수, 돗자리 등을 챙겨가면 더 좋겠다. 한참을 걷다가 맥주 한 모금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더라.

큐가든에는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많다. 뒤뚱뒤뚱 걸어가는 오리가족과 사람을 피하지 않는 여우, 잔디를 뛰어다니는 청설모까지. 주의할 점은 오리 가족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똥이 정말 많다는 거다. 밟지 않도록 바닥을 잘 살펴 걸어가야 한다.

맘에 드는 꽃 앞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하루종일 수채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요즘 그림을 안 그린 지 오래되었는데,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