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이야기-미움받을 용기 편 4>
우리의 마음속에는 늘 내가 잘한 것을 자랑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런 마음이 본능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에 따르면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에 이어 3단계에 애정과 소속의 욕구가 있다. 이런 단계들이 사람마다 과정이 다르고 나이에 굳이 매이지 않지만 어릴 때부터 기본적으로 인간은 내가 누구이고 어떤 존재인지 알고 거기에 발을 붙이고 뿌리를 내리고 싶은 안전과 소속감의 욕구가 있다. 이를 위해 괜찮은 나이고 싶고 사랑받는 나이고 싶은 것 같다.
그런 욕구들이 어릴 때 세상을 조금씩 경험하며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채워져 내가 충분히 괜찮다고 받아들여지고 인정받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경험하면 마음에 깊은 안정감과 자신감이 채워지지만, 그렇지 못할 때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심과 살아갈 목표를 잃어버리기 쉬운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PR과 여러 자랑을 늘어놓게 되는데 이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 거리를 두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 안타까움이다.
아들러는 이를 우월감이라는 말로 설명하는데, 일반적으로 열등감이 들면 인간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월성을 추구하게 되어 있고 그것이 인간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그러나 열등감이 아니라 위의 설명한 상황들로 인해 열등 콤플렉스가 되면 건강한 우월성이 아닌 우월 콤플렉스가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이다. 우월 콤플렉스의 한 예가 지나치게 자기 자랑이나 자식 자랑, 명품 브랜드 등을 자랑하는 모습이다. 본인이 느끼는 열등감을 외적인 것으로 채우려고 하는 모습은 자기 노력과 성장과 같은 건전한 수단을 활용하려는 '용기'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우린 누구나 우월 콤플렉스를 경험하곤 한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 좋고 내가 이룬 일이 스스로 너무 자랑스러워서 인정받고 싶어서 자랑하지만 솔직히 상대는 나의 자랑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본인의 것이 아닌 것에 사람들은 그리 관심이 없다. 관심이 있어도 그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물건에 관심이 있는 것이기에 그 물건이 없어지면 그 사람에 대한 관심도 사라지게 되어 있다. 그나마 나에게 관심이 있어 받아주던 사람도 나의 반복되는 자랑에 지쳐 진정성을 점점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시 우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어도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좌절을 겪거나 현실을 깨달으면서 건강한 우월감이 무엇인지 배우게 되고 수위 조절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상당수가 우월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자신을 자랑할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순간 빠져나오기 힘든 굴레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상대에 대한 비난으로 관심받지 못하는 두려움을 표출하게 된다.
우월 콤플렉스의 또 하나의 예시는 자신의 불행을 자랑하는 경우이다.
이를 '불행자랑'이라는 말로 사용하는데, 자신이 얼마나 불행하고 불쌍한지 어필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동정과 관심을 유발하지만 문제는 상대가 공감하고 진심 어린 관심을 보여도 '너는 나의 마음을 몰라'라는 식으로 불행 어필을 무한 반복 재생하면서 자신만이 이 특별한 불행의 주인공이라며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부각하고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의도를 갖게 된다.
잘 보면 알겠지만 이 모든 과정에는 자신이 남보다 나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결국 비교와 경쟁이다. 월등감과 우월성 추구는 건강한 것이지만 이것이 열등 콤플렉스와 우월 콤플렉스로 가게 될 때 거기엔 비교와 경쟁이 있고 상생과 동행은 어려워진다. 얼핏 열등감과 우월감은 개인의 문제 같지만 결국 인간관계로 이어지고 함께 살아가야 할 인간관계는 함께 할 수 없는 관계로 변형되어 감을 알 수 있다.
인간관계의 중심에 ‘경쟁’이 있으면 인간은 영영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경쟁이나 승패를 의식하면 필연적으로 열등감이 생기고, 타인의 행복을 나의 패배로 여기기 때문에 축복하지 못하게 된다. 경쟁의 굴레에서 해방되면 누군가에게 이길 필요가 없고 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에서도 해방된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할 수 있게 된다. 내가 도움의 손길을 내어줄 사람이 되고, 믿을 수 있는 타인과 친구가 생기게 된다.
인간은 같지 않다. 모두가 독특하고 다르다.
직업도 다르고 직위도 다르고 일하는 환경도 다르다. 그러나 인간은 모두 대등하다. 서로 같지 않기에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차이'를 선악이나 우월과 엮으면 안 된다. 비교는 오직 현재의 나와 이상적인 나 사이에만 있으면 충분하다. 우리 아들은 공부를 그리 잘하지 못한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엄청 좋다. 시험을 보고 나면 그래도 자기보다 못하는 친구들이 꽤 있단다. 그래도 자기가 누구보다 시험 잘 봤단다. 이 정도 한 게 어디냐고 한다. 참 긍정적이다.
그런 아들에게 내가 말해준다. "다른 친구들과 비교할 필요 없어. 어제의 너보다 지금의 네가 나아졌는지만 봐. 어제의 내가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지금의 나보다 조금 나은 내가 되기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조금 더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라고. 이것이 건전한 열등감이다.
우린 모두 독특하고 특별하다.
굳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가 아닌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가장 나다운 모습이 되는 데에 우리의 마음을 조금 더 기울이면 어떻까. 오늘도 내게 주어진 삶을, 내게 주어진 일을 조금 더 즐기고 해야 할 의미를 찾으며 누리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경쟁하는 많은 사람들.
그들이 있기에 세상을 돌아간다. 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 그 사회가 나의 적이 되느냐 친구가 되느냐는 나의 마음먹기 나름이다. 이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오늘도 내게 필요한 용기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