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과 코칭 이야기-TCI 기질과 성격 검사 해석 1>
나는 상담이나 코칭을 할 때 주로 TCI 검사를 활용한다.
물론 상담에서는 MMPI-2와 SCT도 많이 사용하지만 TCI를 항상 같이 사용한다. MMPI-2는 주로 현재 나의 심리 건강 상태를 보여주지만 TCI는 내가 타고나기를 어떤 성향이고 현재 내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어떤 성격을 형성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결국 MMIPI-2와 TCI 두 검사는 서로 다른 부분을 측정하기 때문에 병행함으로써 더 풍성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실 TCI는 사람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주는 나, 타인, 세상과의 관계 양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심리적인 어려움도 대충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TCI가 담고 있는 정보가가 워낙 많아서 내담자나 피코치와의 면담시간을 함께 하면서 해석하면 풍성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어떤 것을 위한 대처 방안을 세우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참고로 TCI에서는 기질은 타고난 성향, 성격은 환경의 영향으로 변하는 성향을 정의한다.
TCI에서 보여주는 기질에 대한 한 가지 예를 든다면,
내가 삶의 의미나 동기를 찾기 위해 어떤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알고 싶을 때, 내가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이나 모험, 변화, 유행 등을 추구하는 성향을 타고 난 사람은 다소 위험요소가 있어도 관련된 것을 추구해 주어야 살맛이 난다. 활력이 생긴다. 반대로, 변화를 싫어하고 안정적으로 가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변화에 대한 불안도가 높기 때문에 그 변화를 예측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많은 고민과 계획이 자동으로 따라오게 된다.
다소 흥미로운 예는 즐거움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모두 높은 경우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싶은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최악을 상상하며 불안해하는 경우이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런 상황을 경험하고 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예를 들면, 원하는 유행을 따르고는 싶은데 재정적인 불안함이 있으니까 그 불안을 다스릴만한 대안을 어느 정도 마련해 놓고 일을 지르는 경우다. 다소 얼리버드 기질이 있어서 새로운 것을 사고 싶은데 그러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나중에 불필요한 지출이 될 수 있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니까 그것을 위해 추가적으로 더 열심히 돈을 버는 분도 있었다. 물론 이로 인한 부작용도 있는데 그것을 감수할 정도로 즐거움에 대한 욕구 충족이 중요한 부분인 거다.
중요한 건 기질은 좋고 나쁨이 없다. 다양한 기질이 존재하고 기질마다 갖는 특성이 다르다. 기질마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영역이 다르다. 다만, 그 기질이 갖는 특성이 긍정적인 면으로 드러나느냐, 부정적인 면으로 드러나느냐이다. 그래서 기질의 부정적인 면이 커지게 만드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바른 이해와 대처 방법을 탐색하는 것이 상담이나 코칭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가 된다.
TCI를 해석하면서 안타까움이 많은 부분은 많은 분들이 본인의 기질을 싫어한다는 점이다. 전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성격이 별로 좋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기질로 바꾸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나도 그런 면이 있지만, 이런 마음이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자신의 기질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만 더 부각되어 인식되고 다른 사람이 그 부정적인 부분을 건드리면 과하게 화가 나거나 우울해질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기질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막연히 '내 성격은 별로야!'라고 생각하며 불편한 감정을 품고 있는 것과 '나는 내 성격이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인식하는 것은 그 영향력이 정말 다르다. 내 생각과 감정을 객관화해서 보는 관점이다. 전자일 경우, 그 감정이 건드려질 때마다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힘들게 만들지만, 후자일 경우에는 '그럴 수 있지!'라고 수용하며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건설적인 생각으로 가기가 쉬워진다.
기질을 가지고 해석할 때는 이점을 꼭 짚고 넘어간다.
기질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기질 자체가 갖는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내적, 외적 환경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돕는다. 흥미로운 점은 수용만 돼도 웬만한 이후 대처 행동은 스스로 잘 찾아간다는 점이다. 사람이 갖는 힘이란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를 아는 이런 작업이 결국은 다른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힘으로 이어진다.
자신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품는 것은 쉽지 않다. 나를 아는 과정은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연결되고 나를 알고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능력이 길러지면 함께 지내는 힘도 길러진다고 보면 될 거다.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자기를 알고 수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기를 알아가고 스스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수용하는 기초가 되는 것 같긴 하다. TCI 해석 상담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회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함께 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는 무척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