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과 코칭이야기-좌절과 성장>
"불합격"...
이번에도 나는 불합격이라는 단어와 마주했다.
어쩌면 마주해야 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언제 봐도 마주하기 싫은 단어, 불합격..
이전 글에도 썼지만 내 인생에는 오랫동안 여러 번의 실패가 있었다. 그 실패가 참 아팠고 실패가 거듭될수록 나는 더욱 위축되었었다. 지금도 실패는 여전히 아프다.
내가 원하는 길이 열리지 않아도 나는 살아온 대로 그대로 다시 살아내야 했다. 그럭저럭 내게 열린 길로 한걸을 내딛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머물며 살아온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한걸음을 내디딜 때는 그래도 좋았지만, 그냥 머물러 있다는 느낌일 때는 참 무기력해지고 슬펐던 것 같다.
언제가 누군가가 내게 말했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참 많은 것을 도전하며 사셨네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머리 한쪽을 맞은 것처럼 띵했다. 그리고 가슴속에 뭔가 시원함이 확 퍼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난 늘 움직이며 살았구나. 도전했기에 실패도 맛볼 수 있었던 거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건 맞지? 라며 스스로를 격려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 (그렇다고 자주 도전한 건 아니다. 내 성향이 그 정도는..ㅎㅎ)
근데 그 실패라는 맛을 많이 보면 감각이 좀 무디어졌으면 좋겠는데 그건 늘 잘 안 되는 것 같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난 무언가를 하면 진지하게 열심히 준비하는 편이다. 그만큼 노력하는 사람인 거다.
그러나 그 노력에는 항상 함정이 있다. 그 노력이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 꼭 맞다는 보장이 없다. 나의 생각도 한계가 있고 내 경험도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실패가 필요하다. 그 한계를 인식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거다. 우린 이 과정을 성장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만큼 진지하게 노력하고 애쓰기 때문에 실패는 더 아프고 쓰린 것 같다.
누군가는 그래서 더 철저하게 알아보고 연습하고 준비해야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깨달았던 많은 것들을 뒤돌아볼 때, 난 오히려 때로는 좀 덜 진지해도 되고 때로는 좀 덜 애써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차피 한 번의 준비가 완벽할 수 없고 그렇게 실패하면서 난 조금씩 나의 한계를 벗어나서 성장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한 번의 준비에 너무 힘을 빼서 너무 실망하고 낙심하면 오히려 더 오래갈 수 없을 것 같고, 오래가면 소진되어 나중에는 포기하고 싶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지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실패의 경험을 한지 며칠이 지나 서다. 첫날은 정말..ㅠㅠ
우리 아이들이나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한꺼번에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조금씩 나아지더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말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너무 완벽하게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내 학창 시절 모범생,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타이틀이 오히려 나를 더 완벽주의로 만들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좀 살살 가자꾸나. 한 번에 지쳐서 쓰러지지 않게.
실패가 열 번이어도, 그 실패를 극복해서 한 번의 성공을 이루더라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 실패의 기간에도 나는 내 삶을 살아내고 있을 테니 조급해하지 말고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새롭게 드는 생각들이 의외로 많음을 깨닫는다.
글을 쓴다는 것이 이렇게 이롭구나 싶고.. 한번 글을 쓸 때마다 뭔가 제대로 된 내용을 어느 정도는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쓰려다 보니 한번 쓰는 것이 정말 부담이 되었는데 그런 생각도 이제 버려야겠다. 그냥 편하게, 깨달은 대로, 가장 솔직하게..
모범생,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타이틀을 과감하게 털어버리고 조금 못해도 되는 아이로, 조금 천천히 가도 되는 아이로 그렇게 나를 보듬으며 가고 싶다. 그렇게 나를 사랑하며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너무 편안해짐을 느낀다.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