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상담사로 산다는 것2

<상담과 코칭 이야기-N잡러>

by 다정코치

프리랜서로 살다 보니 하는 일이 다양하다.

내가 하고 싶은 상담이나 코칭을 꾸준히 하고 싶지만 프리랜서의 특성상 일이 들쑥날쑥이다. 그래서 일이 들어오는 대로 다 받아서 하는 식이 된다. N잡러면 여기저기서 받으니 일도 수입도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도 N잡러 나름이다. N과 곱해지는 일의 횟수와 단가가 높아야 하는 법! 이름만 그럴듯하다.ㅎㅎ


근데 나는 이런 상황이 그리 싫지는 않다. 아직은 횟수나 단가가 높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음이, 나를 찾아주는 곳이 있음이 감사한 마음이 아직은 많다. 인생이 아무리 발버둥 치고 불안함에 설레발을 쳐도 결국은 내가 준비된 만큼 일이 들어오고 나도 제안할 자신감도 생기는 거더라.


첫째가 5살이고 둘째가 3살일 때 나는 사이버에서 상담심리학을 편입해서 공부를 했다. 앞 글에도 썼듯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나도 아이들도 살기 위한.. 그 얘기는 나의 원래 전공은 따로 있었다는 거다. 나의 원래 전공은 전산학이다. 프로그래머였다. 내가 대학 다니던 시절은 486 이전 386, 286, AT, XT로 거슬러 올라간다. PC가 각 가정에 제대로 보급이 되기도 전이다.


전산학 특성상 빠른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기에 한번 시기를 놓치면 다시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물론 요즘은 워낙 여기저기 교육받을 곳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맘만 먹으면 다시 시작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시대 상을 반영하듯 내가 좋아서 선택한 전공이라기보다 그 당시 가장 유망하고 먹고살기 좋은 직업이라 선택했기에 내게 맞는 직업인지 아닌지를 따질 생각은 하기 어려웠다. 분명했던 것은 내가 수학을 참 좋아했다는 것 하나!


이후 다시 그 일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나는 과거 많은 사람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와 나 스스로가 느끼는 관심사에 따라 상담심리학을 선택했던 것이고, 지금은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 상담이나 코칭을 하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마음과 만나며 그들이 하나씩 새롭게 깨닫고 시원함을 경험하는 것을 보며 감격에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그래서 난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할 것 같다.


암튼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보면, 나는 N잡러다.

전공을 잊고 살다가 우연히 들어온 기회로 중학교 정보강사를 3년째 하고 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졸업 후 교사가 되려고 임용고사를 봤다가 두 번이나 떨어진 경험도 있다. 참 인생 풀리는 일 하나 제대로 없었던 기억들이 다시 떠오른다. 시험에 떨어지고 강사만 몇 년 하다가 그 영역을 떠났는데 상담사로 일을 시작하기 직전 우연한 기회로 다시 그 길에 발을 디뎠다. 예전에 교사가 되려고 교원 자격증이 있었던 덕분이었다.


중학교 강사를 하며 아이들이 참 사랑스럽고 예쁘기도 했지만 지침도 있었다. 예전에 내가 임용고사에 떨어져 교사를 안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오히려 갖게 된 시간이었다. 내게 필요한 재정을 채우는 통로가 되기도 했고 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이 너무 좋아서 3년을 유지했지만 내가 바라는 나의 미래의 삶을 위해 내년에는 그만둘 생각이다. 내 길을 좀 더 본격적으로 걷기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함을 느끼기에 선택과 집중을 위한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또 하나의 잡은, 중고등학교 진로멘토다.

중고등학교 직업탐구 시간에 가서 학생들에게 상담심리사에 대해 알려주는 멘토역할이다. 한두 달에 한번 정도 나가는데 시간적으로 전혀 부담이 없고 아이들에게 의미 있다 느껴져서 하고 있다. 일이 너무 드물게 있어서 이 일에 큰 정체성은 못 느끼지만 작은 기여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상담사 자격증이 있어서 상담심리사를 하고 있지만, 나의 또 다른 핵심 JOB은 전문코치다.

대학원 전공이 코칭심리학이었고 400회 이상의 코칭을 진행하며 다양한 주제를 다루어왔다. 기업상담을 하고 있는 나에게 코칭이라는 학문은 상담만을 익힌 것과는 다른 좋은 무기를 갖도록 해주었고 기업상담만이 갖는 독특성을 다루기에 훨씬 유용한 것이 사실이다. 코치는 나에게 상담사만큼의 듀얼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어서 이 둘을 어떻게 함께 품고 갈 것인가가 나라는 사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일들 속에서 지금 이렇게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글을 쓰는 것은 나라는 사람을 알리는 역할도 있겠지만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도 크다. 상담이나 코칭을 하면서 경험했던 사람의 내면을 살리는 많은 원리들.. 갇혀진 시야를 넓혀 문제에 몰입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헤치고 나올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우고 발견하는 일들.. 이런 경험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나는 나의 정체성을 천천히 세워가고 있다. 어쩌면 발견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년에는 조금은 험난하겠지만 모험과 도전의 시간이 되기도 할 것 같다. 살아있는 이상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장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싶다. 조금씩 주어지는 달콤한 열매도 먹어가면서 보람을 느끼며 사는 삶이고 싶다.


나를 찾아가고 나답게 살아가는 삶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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