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음을 넘어 편안함으로

<상담과 코칭이야기>

by 다정코치

여름이 되어 무척 빨라진 아침 해돋이가 부담스러운 아침이었다.

밝은 빛에 예민한 나는 새벽임에도 잠이 깨어버렸으나 피곤한 몸에 눈도 뜨지 못하고 더듬어 안대를 찾아 착용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아직은 더 자야 한다는 부담감에.. 조금 더 자야 몸 컨디션이 돌아온다는 마음에..


연휴를 기회로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들도 이제 다 커서 부모와 함께 다니는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에 가끔이라도 함께 따라와 주면 고마운 여행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여행 내내 아이들을 신경 쓰며 움직였는지 유독 피곤하고 여행에서 돌아온 어제 오후에는 낮잠을 자면서도 힘들다는 느낌이 마음에 가득했다. 그런 내 모습에 걱정이 된 남편은 말없이 빨래와 청소를 다 하는 모습을 보니 좋긴 하더라.


하루 자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에 자고 일어났는데

그래도 다행히 어제처럼 무겁고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아침에 예정된 코칭을 진행했다. 갑작스러운 여러 신체증상에 마음이 무척 무거운 피코치. 지난주부터 시작했는데 한 회기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조금 경험했다는 말이 참 고마웠다.


우린 일상에서 웬만하면 행복하고 좋은 것만 경험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는다.

그러면 참 좋겠다. 그리고 실제로 어려운 일보다는 행복하거나 편안한 시간이 우리에게는 더 많다. 전쟁 상황은 아니니까.. 그런 반면 한번 어려운 일이 일어나면 그것이 해결될 때까지는 참 힘든 시간을 겪는다. 전쟁모드에 돌입한 듯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온몸이 긴장하고 마음은 불안이나 분노로 가득 찬다.


대부분의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시간이라는 것이 가장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알면서도 늘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더 문제가 커지면 어떻게 하지.. 내가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왜 저 사람은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거야..라는 다양한 생각으로 나 자신을 몰아붙이고 더 힘들게 만들곤 한다.


그런 생각이 강해질수록

마음의 불안이나 분노는 더욱 강해지고 내 안에 폭넓게 상황을 바라보고 기다릴 인내심은 바닥이 난다. 게다가 그런 상황을 제대로 정리하거나 마음의 어려움을 표현하기보다 회피 또는 억압하기 바빠서 정서적 신체적 경직은 더 심해진다.


어쩌면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편안한 소통이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하나씩 실타래 풀 듯 풀어서 표현해 보고 들여다보고 연결해 보면서 마음의 복잡함과 분주함과 불안함이 정리되고 가라앉기 시작한다. 누군가와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은 참 도움이 된다. 상담이나 코칭이 이런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면에서 참 유용하다.


게다가 이런 소통이 가장 가까운 사람과 이뤄질 수 있다면 더 좋다.

배우자나 부모, 믿을만한 친구가 그 예일이 수 있겠다. 상담자나 코치에게 말을 할 때는 굳이 자신을 꾸미거나 잘 보이려고 할 필요가 없기에 자신의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다 풀어놓곤 한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정리되고 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물론 중간중간에 터널 비전으로 좁아진 생각을 열 수 있는 질문과 심리학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이론들을 통해 생각의 확장을 돕긴 한다.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이 나에게 편안하냐는 거다.

내가 특정한 모습을 보여야만 좋아하는 대상이라면 편안한 소통이 어렵다. 내가 좋아해서 잘 보이고 싶은 대상일 때 오히려 편안한 나눔이 어려울 수 있다. 내가 어떤 모습을 보이던 그 사랑을 철회하지 않고 늘 한결같이 내 옆에 있는 주는 사람이어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부모가 편하지 않은 이유도 이렇다.

자식이 안 좋은 모습을 과정으로 인식하고 여유롭게 받아주고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가 많으면 좋겠다. 본인들이 보기에 저건 아니다 싶은 모습을 보이는 자녀에게 바로 지적과 통제가 들어가면 자녀들은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인식하고 균형을 찾기 위한 여정을 부모 앞에서는 밟아갈 수가 없다. 좋은 모습만 보여 드려야 부모가 안심하기 때문이다.


배우자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와 잘 지내고 싶어서 되도록 안 좋은 모습은 참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상대의 기분이 어떻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속을 다 털어내고 나중에 상대에게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자신은 아무렇지 않기에 상대방이 얼마나 힘든 것을 가슴에 묻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둘 다 결코 편하지만은 않다.


그래서 서로 조금씩은 표현해 주는 것이 좋다.

한쪽은 늘 감추고 한쪽은 늘 드러내는 양상은 관계에 불편함만 키우기 때문에 서로 편안하지 않다. 늘 시한폭탄이 내장되어 있는 식이 된다. 단지 괜찮다고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느껴질 수 있다.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해 주는 것과 동시에,

너무 감추기만 하는 사람은 조금은 표현하도록, 너무 드러내기만 하는 사람은 한번 더 생각하고 드러내는 연습을 통해 관계의 균형을 맞추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키워가 보자. 그래서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힘이 커지고 소통이 편안해지는 양상이 선순환이 되도록 말이다.


상담이나 코칭할 때마다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늘 나나 남편의 모습 중 하나가 나온다는 거다. 가정은 세상의 축소판이 맞긴 한 것 같다. 5명이라는 가족 구성원 덕분에 내가 세상을 배우고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 사랑하기에 때로는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들. 그럼에도 가장 소중하기에 더 신경이 쓰이는 사람들. 그러나 그 소중함을 넘어 편안함을 주기에 기꺼이 이들과의 하나 됨을 나는 즐긴다.


좋음을 넘어 편안함을 즐기는 대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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