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게으름

<상담사 자기고백-내면의 나 만나기>

by 다정코치

'하기 싫다...'


요즘 내 마음 한쪽에 깊이 자리 잡은 감정이다.

그 감정은 내 앞에 놓여있는 중요한 일정을 애써 외면하고 싶은 마음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애써 외면하고 싶은 두 가지 과제가 있다.

하나는 지난번 떨어졌던 자격증에 대한 재도전이다.

또 하나는 이번에 새롭게 도전한 인증과정에 대한 시험일정이다.


실패한 것을 다시 마주해야 하는 두려움과 불안이고,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가야 하는 불안과 두려움이다.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이고,

해내지 못했을 때 겪을 수치심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이다.




지금까지 실패한 것을 다시 도전하거나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뭔가 성취를 위해서는 이 정도의 용기는 있어야 하고 오히려 외면하는 것이 책임감 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이번엔 내 마음이 이전과 다르다.

난 왜 이렇게 애쓰며 사는 걸까..

굳이 그렇게까지 애쓰며 살아야 하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삶의 태도였는데 '왜 꼭 그래야 하지?'라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게 다가온 여러 삶의 기회들 속에서 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의 결정과 선택이었건만 난 그것을 누리기보다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조바심에 엄청난 긴장과 불안이 늘 내 안에 요동쳐 왔음을 발견했다.


이전에는 다소 외면했던 내 안의 긴장감과 불안감.

그 감정들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나 자신이 갑자기 내 마음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감정 아래에 이 감정들을 이겨내느라 엄청나게 치열하게 애쓰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난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애쓰며 살려고 했을까..


이렇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실패를 만날 때마다 내면에서 자동으로 올라오는 자기 비난의 목소리, '네가 할 수 있겠어?', '과연 될까?', '또 실패할 텐데!',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등의 소리가 있었고, 난 그런 목소리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그토록 오랫동안 치열하게 싸워왔음을 발견했다.


그 많은 실패 속에서도 내가 계속 도전하며 살았던 지난 30년의 시간이 그런 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내면의 싸움과 도전에 너무나 지쳐있는 나에게 쉼을 주거나 격려하기보다 여전히 '왜 이렇게 시간을 버리고 있니?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밀린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으면 얼마나 좋았겠니?'라며 채근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 소리에 나는 '난 그렇지..'라고 순응하며 다시 기가죽고 무력해짐을 보게 된다.


그런 내가 안쓰럽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감정들과 낙심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느라 얼마나 힘들었어. 넌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젠 누구의 인정을 위해서가 아닌 바로 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 그것만으로 충분해!'라고 말이다.




이제 며칠 후면, 그리고 한 달 후면 난 다시 도전의 자리에 나아가야 한다.

내면의 싸움으로 너무 지쳐서 애써 외면하느라 도전을 위해 충분히 준비한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나름 준비한 만큼 나를 채근하기보다 삶의 과정에 있어지는 이런 시간과 기회들을 그냥 누리고 싶다.


여전히 '이번에도 안되면 어떻게 할래?', '이번에도 실패하면 응시료는 어떡하냐?', '그 스트레스를 또 마주할 수 있겠어?', '그 자격증 못 따면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할 텐데 어쩌냐?'라는 생각들이 자동적으로 올라와 나를 힘들게 하지만, 그냥 그 생각들과 마주하고 싶다. 그리고 흘려보내고 싶다.


'그럴 수도 있지! 그러면 어때! 하다 보면 언젠가 되겠지! 안되어도 지금의 너의 삶을 그냥 살아가면 되지!'라는 마음으로서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들을 흘려보내려 한다. 새로운 도전과 실패 앞에서 자동적으로 올라오는 부정적인 감정들도 '또 올라왔구나.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있다가 가. 나는 나의 삶을 살아갈 거야'라는 마음으로 흘려보내려고 한다.


이제는 내가 만날 많은 성공과 실패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뻐하고 아쉬워도 하면서 도전의 기쁨과 성취의 기쁨을 오롯이 느끼며 살려한다.


이제 다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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