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아니 좋아하려고 노력한다. 감성적 이어 보이고 싶어서인가, 사진을 찍으면 멋져 보여서인가..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사실 찍힌 사진을 보기보단 사진을 찍는 과정을 더 좋아하는 거 같아서 '찍는다'는 행위보단 찍기 위한 '과정'을 더 아끼는 거 같다.
예쁜 것을 보고, 눈에 담고,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고,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기까지 나는 그 어여쁜 것을 내 눈으로 몇 번이고 본다. 사람들은 사진을 추억을 남기기 위해,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찍는다고 말하지만 나는 사진을 찍는 그 순간에 우리가 찍게 될 것에 조금 더 관심을 주기 위해 찍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풍경이던, 물건이건 이쁘건 말건 눈으로만 보면 한번 보고 말겠지만 사진을 찍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그것을 몇 번이고 돌려보기에 그 찰나의 순간에 우리에게 더 오랫동안 세상을 보게끔 해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물론 그 순간을 기억하고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는 것 역시 100% 동의하는 바이다.)
이모에게 얼마 전에 카메라를 하나 빌렸다.
사진을 제대로 찍어보고 싶어서 이모가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캐논 카메라를 하나 빌려서 이곳저곳 렌즈를 들이밀고 있는데 예쁜 사진을 찍어내는 게여간 쉬운 일이 아닌 거 같다.. 나름대로 영상도 찾아보고 하였지만 그게 좀처럼 되지 않는 거 같아서 조금 답답할 따름이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찍다 보면 언젠간 나도 누군가가 보고 "이쁘다"라고 말할만한 사진을 찍게 되지 않을까 하고 오늘도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사실 이 관하여 시리즈의 영화, 커피를 제외한 다른 이야기들의 표지도 전부 내가 찍은 것이다.)
사진은 찍고 난 뒤에도 참 중요한 작업이 많은 것 같다.
요즘에 나는 사진 색보정 하는 것에 꽂혀있는데 평범한 풍경이나 인물 사진을 필름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보정을 하면 나의 취향의 색이 되어서 필카 감성이 낭랑한 보정법을 저장해 놓고 이리저리 쓰고 있는 중이다. 요즘 유튜브나 인스타에 숏폼 영상들을 보면 각자 자기만의 보정법을 만들어서 평범한 사진도 그림처럼, 게임처럼, 예전 흑백 카메라처럼 바꾸는 영상이 참 많이 뜨는데 그런 영상을 보면 각자 모두 다른 보정법을 가지고 너무나 아름다운 사진들을 다시 한번 재창조해낸다. 그런데 나는 그런 영상을 볼 때마다 왜인지 우리 눈에도 색을 보정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 쳇바퀴 구르듯 흘러가는 단조로운 일상들을 조금만 더 화사한 색으로 보면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가 보는 것처럼 우리도 밝아지지 않을까..
우리도 각자 보정법을 찾아서 그것에 맞게 세상을 보게 되면 이 세상이 조금은 더 유쾌해지고 산뜻 해지 않을까..
그냥 그런 화사하고 산뜻한 사진과 정반대로 요즘 사람들의 삶은 칙칙하기만 한 거 같아서 문뜩 그런 생각이 들곤 하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