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쯤 온대.
기다릴 가치가 있을까
몇 번이고 곱씹어 고민하다 보니
결국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고
저 우주 언저리에서 나릿나릿하게 날아오는 혜성은
또다시 멀리 도망쳤다가
그때쯤 온대.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지만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나는 씁쓸히 기다려.
경계가 희미해진 사계들을 맞이하며
찌질하고 처량한 피해자가 되어서.
그때쯤 온다고 말하는 모든 것들에게 속아서.
나는 또 벌써부터 외로이 기다려
그때쯤 오는 모든 것들을.
날 사랑해 줄 연인과
모두를 뭉개버릴 혜성과
메말라버릴 씨앗과
날 죽여줄 고마운 천사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