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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Aug 07. 2021

로빈 윌리엄스

Robin McLaurin Williams




2014년 8월 11일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감동적인 대사와 행동으로 삶에 대한 소중함을

남겨주던 명 배우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는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을 가르쳐 주었고

‘굿 윌 헌팅’에서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대사를 통해

삶에 지친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메시지를 남겨주었습니다.

그의 대사에는 허세나 거짓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연기 속에는 언제나 겸손함이 엿보였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그의 고민과 연구는

등장하는 장면마다 그가 얼마나 특별한 배우인지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 그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울증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생애 마지막 파킨슨 질환을 앓았습니다.

당연히 배역을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연기 인생이 끝났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퇴행성 치매 증상이 나타나면서 

삶의 희망까지 잃게 되었습니다.

웃음과 희망을 전하기에 최선을 다했던 배우,

그 누구보다 삶을 사랑하며 인생을 나눌 줄 알았던 배우는

자신의 마음 속, 흘러 내리는 우울증 앞에서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가 그리운 여름입니다.

어린 시절 키팅은 우리 모두의 스승이었고

어른이 된 나를 피터팬이 되어 하늘을 날게 해 주었으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그의 속사포 같은 대사에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마음의 병이 이토록 무섭습니다.

머리 한쪽에 생긴 작은 질병이 웃음으로 채워진 그의 삶을 무너 뜨렸습니다.

한 번 잃어버린 희망은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의 미소는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그 해 여름 많은 이들이 그를 그리워했습니다.

그토록 웃음에 진심이었던 배우가 있었을까 돌아보면서

준비되지 않은 이별에 모두 마음 아픈 이별을 맞이했습니다.     


희망만큼이나 절망의 힘도 제법 무게가 나갑니다.

내 삶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끝없이 무너져 내리는 중력의 힘을 느낍니다.

언젠가 우리는 모두 그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절망 앞에 내 던져져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 당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축복할 수 있습니까?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 혼자서는 말입니다.

우리가 함께여야 하는 이유를 절망속에서 배웁니다.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눈물속에서 배웁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던 그를 기억합니다.

더 이상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거라는 절망감에 스스로 무너져 내렸을 마지막 순간도 마음에 담습니다.

'이제 나는 끝났다'라고 고백하는 그의 외로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에게 다가가 꼭 끌어 안으며 위로의 한 마디를 남겨 주고 싶습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나는 당신 때문에 행복했었다고......'


영원한 나의 캡틴, 로빈 윌리엄스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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