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추천하는 이유

by 류완


깨어있는 동안 생각은 멈추지 않습니다.


잠을 자려고 누워도, 잠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해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내어 볼 때도 생각은 쉬지 않습니다. 시간이 멈춰 선 것 같은 때에도 정리하기 어려운 다양한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대부분은 깊이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뇌는 다양하게 활동합니다.


모든 생각이 긍정적일 수 없습니다.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불편하고 불안한 생각들은 스트레스를 일으킵니다. 비교적 단순한 문제도 부정적인 생각이 가중되다 보면 심각한 스트레스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지 않은 생각이 스트레스를 만들고, 스트레스는 불면증, 우울증, 무기력증으로 나타납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합니다. 음주, 흡연, 과식처럼 일시적인 효과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거의 모든 연구가 비관적 견해를 나타냅니다.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은 의존성을 높이고, 습관이 될수록 효과는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질병의 위험이 올라가면서 또 다른 스트레스를 낳을 뿐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긍정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긍정적인 스트레스 해소의 대표적인 방법이 운동입니다. 운동은 비교적 빠르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신체적 건강도 높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운동을 위한 투자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가 늘어날수록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면 상실감을 느끼는 것처럼 운동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취미도 과몰입하게 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욕심을 버리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결과를 내는 운동이 아니라 결과에서 자유로운 운동입니다. 무엇을 채우기 위한 운동이 아닙니다. 채우기 전에 먼저 깨끗하게 비우는 운동입니다. 인생의 워밍업 같은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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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걸음은 집중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본능적 감각만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따로 훈련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걸으면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풍경을 감상하고, 고민거리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운동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아이부터 노년까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 중에서 이보다 효과적인 운동은 많지 않습니다.


개인마다 걸음의 차이는 있습니다. 하루 10km를 꾸준히 걷는 사람도 있고 작은 공원 한 바퀴를 겨우 걷고 마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나이에 따라 한 걸음의 가치는 달라집니다. 재활 시설에서 힘겹게 걷는 열 걸음은 3m를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려는 강한 의지와 희망은 만 보를 가볍게 걷는 사람의 그것보다 의미가 있습니다.


비교의 대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음을 걸으면 됩니다. 과도하게 걸을 필요도 없습니다. 힘이 들면 멈춰서도 좋습니다. 걸음은 나를 밀어붙이는 운동이 아닙니다.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비워내는 운동입니다. 느리게 흐르는 풍경에 시선을 맞추고 천천히 변하는 마음을 받아들이는 운동입니다. 그래서 걷다 보면 화가 가라앉거나 우울함이 해소되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기도 합니다.


걸음은 일반적으로 다른 목적을 위해 움직입니다. 일하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불안한 마음에 걷습니다. 이럴 때 걸음은 수단입니다. 목적을 이루는 첫 단계와 같습니다. 그래서 걸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걸음은 목적을 향한 시선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목적을 향해 빠르게 가다 보면 과정을 여유롭게 확인할 수 없습니다. 길을 잘 못 들어설 수도 있고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수로 너무 멀리 지나치게 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느리게 걷는 걸음은 빠르게 멈춰 설 수도 있고 지나친 자리를 찾아가기도 쉽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내가 걷는 곳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걷다 보면 비교적 곧게 낭비 없는 걸음을 걷게 됩니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겠지만 여유로운 생각으로 채워간다면 오히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과정을 천천히 짚어 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방식이나 작은 실수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페르시아 우화에 등장하는 세렌딥의 세 왕자는 여행을 통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지혜와 용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영국 작가 호레이스 월폴은 우화를 읽고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뜻밖의 발견’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걸음은 세렌디피티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세렌딥의 세 왕자 이야기


세렌딥의 세 왕자는 왕국이 아닌 길 위에서 세렌디피티를 만났습니다.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시선에 눈을 뜨게 합니다. 타성에 젖어 편안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같은 생각만 반복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힘들게 스스로 다그칠 필요도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 그리고 무엇이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걸음은 이 모든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운동입니다.


세렌디피티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걷다 보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면 만나는 모든 것들이 세렌디피티입니다. 걸음은 생각의 변화를 이끕니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뜻밖의 발견'은 천천히 내딛는 발끝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걸음을 통해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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