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쉽게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머가 숨겨둔 명령어가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게임에 숨겨져 있는 이 명령어를 치트키(cheat key)라고 부릅니다.
'속이다'라는 의미의 단어 cheat에서 파생된 치트키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사용해 봤으리라 생각됩니다.
제법 오래된 게임들부터 최신 게임들까지 치트 코드는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게임을 좋아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남다른 재미를 선물합니다.
천하무적이 되거나 특별한 무기가 주어지기도 하고 적의 눈에 띄지 않기도 합니다.
반대로 적이 느려지거나 움직이지 않아 쉽게 게임을 풀어내기도 합니다.
게임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스타크래프트에는
유명한 치트 코드가 숨겨져 있습니다.
'show me the money'
게임을 몰라도 대충 무엇을 위한 치트키인지 알 수 있겠지요?
자원을 미리 가지고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게임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현실에서도 그런 일이 생겼으면 하는 상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마르지 않은 은행 계좌, 세상의 모든 것을 아는 지혜
누구보다 빠르고 강한 힘, 미래를 보는 눈 같이 인생을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치트키가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치트키를 사용해서 게임을 마무리하고 나면
그 게임을 다시 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특별한 성취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취감은 목표를 향한 기대감, 좌절과 극복, 그리고 노력을 이끄는 열정으로 증폭됩니다.
노력 없이 주어지는 결과는 감동이 오래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생에서 치트키를 사용할 수 있다면 마다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가정환경, 뛰어난 신체능력, 행운으로 얻게 되는 큰돈이 인생의 치트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또한 누구는 행운이라 말하지만 누구는 노력이라고 평가하곤 합니다.
이런 논란에서 한 발짝 벗어나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치트키를 고민해 봤습니다.
듣기도 좋고 누구에게나 좋을 것 같은 치트 코드 하나가 생각나네요.
'love'
괜찮지 않습니까?
이 명령어 하나면 다른 치트키 하나도 필요 없이 매일 행복한 나날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인생은 더욱 풍부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랑'은 반드시 좋은 결과만 초래하지 않습니다.
인생이라는 게임 안에서 함께 엔딩을 마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랑 때문에 아프고 눈물이 흐르기도 합니다.
'사랑'이라는 치트 코드는 불안정성을 지닌 치트 코드입니다.
게임을 쉽게 풀어내는 코드가 아닌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다른 치트 코드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케세라세라' '하쿠나 마타타' 'I'm OK' 같은 치트 코드가 좋을 것 같네요.
두렵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괜찮아', '뭐 어때?', '그러든가 말든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마음, 누구나 할 수 있는 제법 그럴듯한 치트키가 될 것 같습니다.
힘들고, 두렵고, 무너지는 마음으로 괴로울 때마다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치트키 하나쯤은 마음에 담아 두세요.
나를 변화시키는 나만의 특별한 명령어 하나쯤 프로그래밍해 둔다면
내게 주어진 환경에 상관없이 환경을 대하는 태도는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에게 명령어를 입력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나를 위해 입력해 준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할 때 효과는 배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드립니다.
'뭐 어때요?', '그러든가 말든가', '충분히', '괜찮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