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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Dec 02. 2023

당신의 이름은



우리는 모두 이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을 온전히 불리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지연’이라는 이름이 있다면 친구들과 가족들은 ‘지연아’라고 부를 것입니다.

정말 친한 사이라면 이름보다 별명으로 불릴 때가 더 많습니다.

동생은 언니, 혹은 누나라고 부를 것이고

결혼을 하게 되면 ‘여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겠지요.

아이를 낳게 되면 ‘엄마’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존재입니다.

불리는 이름에 따라 어디에서는 작고 귀여운 사람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무섭고 커다란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이름을 똑바로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은 나와 거리가 있는 사람입니다.

‘이지연 씨’라고 부르는 어느 병원 대기실 직원의 호명은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도 존칭을 생략하고 이름만 부른다면 어색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돌아보면 내 이름을 온전히 가장 많이 불러 준 사람은 학교 선생님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한 반에 60명 가까이 모여 있던 시절에는

담임 선생님께서 아침 조회 때마다 꼬박꼬박 반 친구 모두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또 누가 온전히 이름만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름을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가끔 마음속으로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위로가, 혹은 응원이 되기도 합니다.


‘너 그런 사람 아니잖아’, ’ 힘내’, '넌 할 수 있어.’


같은 말들이 이름 뒤에 이어질 때는 내 이름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물론 자책하거나 비관할 때, 이름 뒤에 비난의 말을 쏟아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이름은 나름의 역할을 해 낸 거라 생각합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셨나요?

잘 풀리지 않는 일로, 혹은 자신을 자책하게 만드는 일이 생겼나요?

나를 무겁게 만드는 일은 잠시 잊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 보세요.

자신의 이름 세 글자, 혹은 두자, 많으면 네 자를 또박또박 천천히 불러 보세요.

'미쳤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으니 꼭 혼자 있을 때 하세요.


평범한 이름이라도 괜찮습니다.

하루에 세 번쯤은 스쳐 지나칠 수 있는 이름일지라도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스스로 불러보는 나의 이름은 언제나 특별합니다.


원망이나 자책의 말은 묵음으로 비워두시기를 바랍니다.

이미 무거운 마음인데 더욱 무겁게 만들어서 좋을 건 없겠지요.

이름을 부른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누그러질 때까지 몇 번이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다 보면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새로운 감정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지금 부르는 당신의 이름은 당신이 살아가는 동안 

가장 사랑하는, 그리고 사랑해야 하는 사람의 이름입니다.

자신보다 더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더욱 자신을 사랑해 주세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고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이 부르는 이름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 아름다운 이름을 저도 마음에 담고 싶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내는 친구이기에 당신의 이름은 저에게도 특별합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마음속으로 대답해 주세요.

당신의 오늘이 어떠하든지 저는 늘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의 친구가 되어드리고 싶은 '류완'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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