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집적회로(IC)의 탄생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근 2년간 여행, 숙박, 항공 등의 대면 중심의 산업군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재택근무, 화상회의, e-commerce, YouTube/Netflix 등의 비대면 라이프 스타일을 가능하게 하는 PC, Cloud 서비스 수요는 급증했다.
Mobility산업에서는 환경 규제와 맞물려 가장 값비싼 전자제품이 될 전기&자율주행차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바야흐로 전자산업의 쌀인 반도체 전성기가 찾아왔다.
이에 각 분야에 두각을 드러내는 반도체 회사들은 급격히 성장하며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또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전력 관리, 자연의 모든 신호들을 컴퓨터(CPU, AP 등)가 해석할 수 있는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아날로그 반도체"는 산업용, 가전제품, PC, 스마트폰, 통신 장비, 자동차 등 세상의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이다.
이런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 기업 Texas Instruments(TI)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 회사의 모태는 1930년 설립된 지진파를 활용한 유전 탐사 장비 및 방위산업용 전자기기를 제조하는 GSI(Geophysical Service Incorporated)이며, 미국 텍사스 주의 댈러스를 기반으로 1951년에 Texas Instruments(TI)라는 사명으로 첫 시작을 했다.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를 기반으로 성장한 Intel, AMD, Nvidia와 같은 여타 반도체 회사와 달리 텍사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TI는 다양한 제품들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전자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며, 아직까지도 그 경쟁력과 영향력은 건재하다.
그럼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제품은 무엇인가?
1) 실리콘 트랜지스터 상용화 - 최초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
진공관은 트랜지스터로 대체되었으나 최초의 트랜지스터는 수급이 어려운 저마늄(Ge)으로 만들어졌기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쉽게 구할 수 있는 실리콘 기반 트랜지스터가 TI사의 Gordon Teal에 의해 첫 개발 및 상용화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I.D.E.A사를 통해 위탁 생산된 최초의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는 출시 1년 만에 10만 대가 팔리며 기존의 부피가 컸던 진공관 라디오를 밀어내고 라디오 디자인의 혁신이 되었으며, 일본 소니에 의해 이후 대중화가 이루어졌다.
2) 최초의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 IC) 개발
집적회로란 전자회로를 구성하는 독립된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저항, 캐피시터, 인덕터 등이 하나의 반도체 기판 위에 분리될 수 없는 상태로 부착한 전자소자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전자제품의 고성능, 저비용, 소형화가 가능하게 한 큰 혁신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최초의 직접회로는 1958년 TI사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잭 킬비(Jack Kilby)와 페어차일드사의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 후의 Intel 창업자)에 의해 독립적으로 개발되었으나, 후에 관련 특허 분쟁은 양사의 크로스 라이선스 체결로 끝이 난다.
잭 킬비의 것은 저마늄 칩 위에 트랜지스터 1개, 캐피시터 1개, 저항 3개를 접합하였고, 각 부품을 금속 선으로 연결할 때 일일이 수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고, 연결 방법은 모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에 반해, 로버트 노이스의 것은 실리콘 칩 표면에 절연 실리콘 산화물 층을 입히고 그 산화물 위에 얇은 금속선을 인쇄해 칩 위에 있는 부품을 서로 연결하는 기술을 썼기에, 연결 방법 또한 정립하여 결론적으로 더 앞서 집적회로라고 평가받는다.
3) 휴대용 계산기와 초소형 컴퓨터 - Calculator & Microprocessor
TI사의 잭 킬비와 동료들은 집적회로를 활용하여 세계 최초의 휴대용 계산기를 발명(1967년), 상용화(1970년) 했으며 초기 가성비 좋은 휴대용 계산기로 명성을 얻으며 성장하였다.
동사는 북미 고등학교의 수학 교육에서 계산기 도입을 주도하였고, 이를 통해 그 제품은 현재 고등학교 필수 계산기로 채택되어('13~'14년 기준 시장 점유율 90% 이상) 미국, 캐나다 정부의 학생들에 대한 교육 보조금 지원 정책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으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알짜 사업 제품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TI사의 또 하나의 숨겨진 업적을 뽑으라고 하면 단 손 안의 작은 컴퓨터라고 불리는 "마이크로프로세서(Microprocessor)"의 발명이다.
사람들은 흔히들 첫 마이크로프로세서는 1971년 CPU 강자인 Intel의 호프 박사(Ted Hoff)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탄생했다고 알고 있으나, TI사의 Gary Boone에 의해 거의 동시에 개발되었으며 누가 먼저냐는 학계에서도 갑론을박이 있다고 한다.
누가 먼저든 두 업체 간의 마이크로프로세서 발명은 계산기를 넘어 PC 시장의 태동과 성장에 큰 역할을 했으며, TI사는 전자 산업 발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은 분명하다.
다음 편은 TI사의 회사 정보, 다양한 제품군 등 회사의 현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