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7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부와 커리어 발전에 욕망이 커져갔다.
무엇보다 서울에서 적어도 전세로라도 살고 싶었다.
통근시간은 보통 1시간 10분.
버스나 지하철이 제때 오지 않으면 한 시간 반이 걸릴 때도 많았다.
회식을 하고 술에 취한 몸으로 한 시간을 넘게 들여 귀가하는 것도 점점 더 버거워졌다.
하지만 미래에 집을 살 수 있을지 막막했다.
당시 나는 월급의 절반을 집세로 썼고, 나머지의 절반은 저축했다.
어머니도 도와드리고 결혼까지 하려고 생각해 보면, 저축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그러다 보니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질투했고
돈에 대해서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명절날 한 친척이 취업은 했으니 이제 결혼하라며
“사랑이 중요하지, 예전엔 다 단칸방에서 시작했어.”라고 말할 때면
“예전엔 나라 전체가 가난했고,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절이라 자산 쌓기가 훨씬 쉬웠잖아요.
그리고, 본인 자식이 결혼한다면 단칸방에서 시작하길 원하세요?”라고 맞받아 치고 싶었다.
또 어느 날은 여자친구와 서로의 저축액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그녀의 저축액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짜증 나!”라고 외쳤다.
지금 돌이켜봐도 참 못난 모습이다.
돈에 대한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더 높은 연봉과 자산관리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다.
커리어 발전을 위해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자산증식을 위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아버지를 잃은 슬픔은 점차 무뎌지고,
대신 부에 대한 갈망이 내 마음을 채워갔다.
난 완벽한 계획을 찾아 헤맸다.
‘어떻게 하면 빠른 시일 내에 성공할 수 있을까?’
무엇을 공부하다가도, 더 좋아 보이는 방법이 눈에 띄면 곧바로 갈아탔다.
나를 위한 여유는 사치라고 여겼다.
어릴 적부터 해보고 싶었던 음악을 시작했다가, 한 달 만에 그만뒀다.
'이 나이에 무슨 음악이야. 커리어에 도움도 안 되잖아.’
그렇게 스스로를 다그치며 또다시 무엇인지도 모를 성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다 문득
‘성공하지 않아도 돼, 오늘 하루만 잘 살아도 된 거야.’
같은 글귀를 보며 마음을 달래고,
다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곧이어
‘여러분이 왜 성공을 못하는지 아세요? 나태해서 그래요.’
같은 메시지를 보게 되면,
'이럴 때가 아니야.'라며 스스로에게 따귀를 치며
또다시 커리어를 위한 무언가를 시작했다.
나는 양극단을 오가며 방향을 잃고 있었다.
그 반복 속에서 결과는 없었고,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자괴감만 커졌다.
취업 후 3년.
낮엔 업무에 치이고, 밤엔 자괴감과 열정 사이를 오갔다.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는 술로 달래는 날이 잦아졌다.
술 마시는 날이 늘어나면서, 몸무게는 불어나고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나는 음주를 ‘어른의 취미’로 합리화했지만 사실은 집착이었다.
술은 그렇게 조금씩 내 몸과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