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6화
첫 사회생활은 즐거웠지만, 동시에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대학에서 배운 경제학의 복잡한 수식들은 현실에서 쓸 일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중요한 건 ‘일 하는 법’을 새로 배우는 것이었다.
보고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
결국 필요한 건 지식의 양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었다.
지식은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하는 수많은 도구 중 하나였다.
‘너한테 맡기면 설명하는 게 귀찮아. 차라리 내가 할래.’
선배들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도록, 나는 매일 같이 메모하며 착실히 배워나갔다.
실수를 해도 ‘어쩌나, 처음인 걸’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하게 큰 사고를 치기도 했고,
이로 인해 상사로부터 마음을 후벼 파는 말들을 듣기도 했다.
그럴 때면 자신감은 바닥을 쳤고, 울적한 마음을 술잔으로 달래곤 했다.
그럴 때 가장 그리운 사람은 아버지였다.
내가 사회인으로서의 대처법이나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마음 놓고 털어놨던 사람.
이제는 물어볼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공허했다.
그때 처음으로 뼈저리게 깨달았다.
돈을 번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
아빠… 그동안 어떻게 하셨던 거예요?
하지만 나쁜 날들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업무에 치여 무너지기도 했지만, 때때로 성과를 내며 기뻐한 날도 종종 있었다.
회사에서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사적으로는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동안은 힘든 일이 있어도 어머니와 누나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에게는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여자친구에게만큼은 달랐다.
유난히 힘든 날이면, 마음 깊은 곳까지 솔직하게 털어놓고 기대었다.
그녀 또한 직장인이었기에, 서로의 고충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위로해 줄 수 있었다.
사회초년생으로서의 삶은 삐걱거리고 자주 흔들렸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낯선 환경에도 조금씩 적응해 갔고,
삶은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