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10화
똑똑. 철커덕.
다음 날 아침,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눈이 떠졌다.
“환자 분 잘 주무셨나요?”
간호사님이 웃으며 내 컨디션과 신원을 확인하셨고, 나는 이동형 침대로 옮겨 누웠다.
어머니께선 애써 웃음 지으며 내 어깨를 토닥여주셨고, 나는 그런 어머니를 올려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다녀올게. 메리 크리스마스이브.”
드라마 속 장면처럼, 천장에 달린 조명들이 슬로 모션처럼 스쳐 지나갔다.
환자 수송용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가자, 차가운 공기가 나를 감쌌고 한층 한층 내려갈 때마다 두려움이 쌓였다.
긴장한 채로 엘리베이터를 나와 어딘가로 향하는데
마치 환자들의 두려움을 미리 알기라도 한 듯, 수술 대기실 앞 천장에 한 성경 구절이 쓰여 있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그 순간 신께 물었다.
이 병을 낫게 하실 분이 신이시라면,
허락하신 분도 신 아니십니까.
딱-딱-딱-
시계 초침소리에 맞춰 심장이 뛰었다.
언제쯤 수술이 진행될까? 대기실 안은 차갑고 고요했다.
그러다 다른 환자들이 들어오면서 공기가 달라졌다.
작은 기침, 바퀴 달린 침대의 삐걱거림이 적막을 깼다.
간호사님이 내 이름과 생년월일, 수술 명을 확인하시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수술과 이후 회복 절차에 대해 설명하시기 시작했다.
가장 깊이 남은 건 ‘심호흡’에 관한 이야기였다.
수술이 끝나면 전신마취로 인해 폐 기능이 떨어질 것이고, 가만히 두면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뱉으셔야 해요. 그게 살길이에요.”
수술 후 심호흡. 이것만 생각했다.
“이동할게요.”
심장이 초침보다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제 들어가는구나.
수술실에 들어가니 온통 초록색이었고, 강한 불빛과 함께 낯선 기계들이 보였다.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어제 뵌 교수님이다.
“잘 주무셨죠?”
“네, 컨디션도 좋습니다.”
“다행입니다. 긴장 푸시고, 수술 후에 봅시다.”
그 말이 묘하게 안심되었다.
그 사이, 의료진들이 무언가를 내 몸에 붙이고 꽂기 시작했다.
띡-띡-띡-
드라마에서나 듣던 익숙한 심장박동수 모니터 소리다.
마취과 의료진이 마취에 대한 설명을 끝내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환자분, 이제 마취 들어갈게요.”
“네…”
눈을 떠보니, 병실은 아니었다.
옆에선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비몽사몽 했다. 정신이 들기 시작하면서 무언가 떠올랐다.
‘수술 후 심호흡’
그 순간 필사적으로 숨쉬기를 시작했다.
스읍-하 스읍-하
누군가 계속 이름 모를 수치들을 확인하고, 나의 상태를 체크했다.
‘벌써 끝난 것 인가? 수술은 잘 되었을까? 아니면 잘못되어 여기에 있는 건가?’
상황을 읽으려 했으나, 머리가 멍해서 숨쉬기에만 집중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난 드디어 병실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