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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프 Jan 07. 2019

친구와 나, 우리의 색?

철학,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 part.6


친구와 나, 당신은 자신의 색이 있나요?

 하루는 제 친구와 조금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친구는 저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고 평소 긍정적이고 웃음이 많던 친구가 삶이 힘들다며 목 놓아 울었습니다. 


 “남들에게 맞춰서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이런 내가 싫어, 근데 진짜 문제가 뭔지 알아? 나도 남을 잃는 게 무섭고 두려워서 나 스스로가 맞춰서 살아. 내가 내 색을 가지는 게 나쁜 거냐.”


저는 그동안 제 색이 뚜렷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철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저와는 다른 삶을 살아온 친구가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울고 있어도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해 큰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진정하고 눈물을 닦던 친구의 말은 저를 당황스럽게 하였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색이 있나요?

“아니야, 오히려 이렇게 다른 색에 물든 게 진짜 내 색이 아닐까? 다른 사람들의 색이 섞여야 진짜 내가 되는 게 아닐까? 다른 사람의 색에 물들지 않으면 오히려 아무 색도 없잖아?  


 저는 몹시 당황했고 친구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나는 오히려 내 색이 없다는 고통이 있었기 때문에 내 색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잖아. 나는 이게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가난한 사람이 부자인 미래를 꿈꾸는 것처럼 고통이 있어야 발전이 있고 미래를 향해서 달릴 수 있어.”


 저는 친구의 모습에서 철학자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충족할 수 없는 쾌락에서 행복을 추구할 이유를 찾은 프로이트, 정해진 존재가 없다는 사실에서 본래성을 발견한 하이데거, 긍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정이 존재해야 한다 했던 니체까지. 눈물까지 흘렸던 고통을 긍정하는 친구의 모습에 놀라기도 잠시 저는 계속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그럼 인생이 고통이라는 거야?”

“그렇지, 그리고 나는 그 원인이 생각인 것 같아, 미래에 대해서든 관계에 대해서든 생각이 많아지고 깊어지면 

고민이나 걱정으로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잖아.”


 저는 이 말을 들으면서 실존주의가 머릿속을 스쳤고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러닝머신 위에서 생각이라는 달리기를 하는 게 아닐까? 미래라는 TV를 보면서, 어쨌든 러닝머신은 계속 움직이고 그 뒤는 이미 과거가 돼. 우리는 계속 달리면서 힘들지도 모르지만, 우리 몸은 미래를 쫓아서 계속 성장 하잖아.”

“그리고 달리기를 멈추는 것, 즉 생각을 안 하는 행위가 잠이나 평생 잠을 자는 죽음인 거지. 그래서 신나게 달리고 있는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반대로 생각이 많은 사람은 잠이 필요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게 두려운 사람은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것 아닐까?”

 

저와 제 친구는 이런 식으로 대화를하며 뭔가를 깨 닳은 듯 신나서 계속 떠들었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하여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친구의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그냥 지금처럼 계속 러닝머신 뛰면 돼. 제일 중요한 거는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거지”

“이왕이면 즐기면서, 계속 앞을 향해서 달리는 거지”

“즐기기 힘들 땐 가끔 걷거나 쉬어가면서”


 대화가 끝나고 친구와 웃으며 헤어진 후, 저는 대화를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기존의 철학자들의 철학 중 저와 제 친구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것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찾은 것들이 바로 이것들입니다. 

1.    형이상학 – 존재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세계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2.    인식론 –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세계를 인식할 수 있을까?

3.    윤리학 – 올바른 행동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더 좋은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에 질문들은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르키메데스의 철학의 기본이자 서양 철학의 기본이 되는 질문들입니다. 저와 제 친구가 고민한 질문들은 아주 옛날부터 많은 철학자가 고민해 왔던 질문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답 또한 유명한 철학자들의 대답과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평범한 고등학생도 기술의 발전으로 고대 철학자들의 철학을 우리의 입장으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었고 이는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보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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