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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Nov 22. 2023

브런치스토리, 지난 1년의 기록

글쓰기를 통해 성장한 나를 발견하다.

'브런치스토리'라는 공간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이제 1년 남짓이 지났다. 2022년 10월 1일, 첫 글을 이래, 개수로는 220여 개의 글을 올렸고 이 글들 중 일부를 모아 몇 개의 브런치북으로 엮기도 했었다.


처음엔 작가에 선발되어야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에 그간의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작가 신청을 호기롭게 진행했었다. 하지만 2번 만에야 겨우 합격하면서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는 브런치스토리 공모전 당선을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 당시에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직후라 방황하던 마음을 붙잡아둘 곳이 필요했었다. 직장과 박사공부를 병행하기 위해 늘 미리 빼둔 나만의 여유시간이 있었고 그 시간의 활용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기도 했었다.


글감을 찾고 글을 준비하면서 브런치스토리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글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글을 감탄하며 읽으며 다시금 겸손해졌다. 물론 이미 책을 몇 권 내고 기성 작가로 활동하거나 대외활동이 많은 셀럽들도 있었지만, 평범한 사람이지만 꽤나 깊이가 있는 글을 쓰는 재야의 고수들도 존재했다.


그리고 2022년 10월, 브런치스토리에 첫 글을 올렸고 그 글을 모아 <에너지_가성비 있게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브런치북 하나를 발간했다. 평소 관심 있었던 자기계발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공모전에 응모했다.


당연히 쟁쟁한 후보들이 많았고, 공모전 탈락의 쓴 맛을 맛보았다. 그 이후 한동안은 글을 쓰지 않았다. 목표가 사라졌기 때문에. 그러다 다시 이곳에 돌아온 것은 내 마음의 불안과 동요에서 비롯되었다. 글을 쓰며 뱉어내지 않고서는 내 안에 꿈틀거리는 여러 감정들을 제대로 갈무리할 수가 없었기에.


다시 돌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글로 옮기기 시작했다. 자기계발, 직장생활, 일상에서 느꼈던 것들, 평소에 생각해 왔던 삶의 자세,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 등등. 하나씩 글로 담아내며 나의 마음이 치유되고 회복됨을 느꼈다.


또한 출퇴근 길에 주로 글쓰기 작업을 하다 보니 이 시간이 풍요로워졌다. 주변 사람들과 내가 겪는 경험들이 모두 멋진 글감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단조로운 일상이 아름다워졌고 행복감과 평안을 되찾기 시작했다. 모아진 글들에 카테고리를 정해 정리하다 보니 매거진도 늘어났고, 완성된 브런치북도 벌써 5개나 되었다.


그렇게 지난 1년간 브런치스토리에서의 글쓰기를 이어가며 나는 성장했다. 주변 사람은 미처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나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나는 1년간 변했고 성장했다.


분명 이제껏 살아왔던 시간들과는 다른 결이다. 습관처럼 무심결에 흘려보냈던 일상들이 반짝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 되었다. 아주 서서히, 하지만 지나고 보면 너무도 분명한 변화였다.


"그렇게 해서 지난 팔 년 동안 나는 거의 매일 글을 썼다. (중략)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지난 팔 년 사이에 내가 원하던 바로 그 사람이 돼갔다는 점이다. 눈치 채지도 못할 만큼, 아주 서서히, 하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도 분명하게. 소설가로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인간으로서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됐다. 그건 전적으로 매일의 글쓰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날마다 글을 쓰면서 나는 자신을 비난하는 일을 그만두고 가장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일을 매일 연습한 셈이니까."
- 김연수, <우리가 보낸 순간> 중에서 -


물론 이번 공모전에도 응모했다. 하지만 이제는 공모전에는 큰 미련이 없다. 이미 글쓰기를 이어가며 나를 발견했고 치유되었고 성장했기에. 글쓰기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만으로도 이미 나에게는 충분한 성과였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글쓰기를 이어가 보려 한다. 글솜씨도 매번 조금씩 나아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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