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 3월 3주 감사일기
by Ryan Choi Mar 20. 2023
2023년 한 해 동안 감사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매주 1개씩 감사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11/52)
최근 들어 여러 좋은 일들이 겹치면서 슬며시 내 마음속에 교만한 생각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다 내가 잘해서 그런 거 아니겠어?" 뭐 이런 식의 태도다. 감사함은 온데간데없고 모든 일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마음속 한 편으로는 불안감이 있었다. 이 순간의 기쁨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교만함은 결국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남에게는 나의 이런 교만을 내색하지는 않으려 노력했지만, 가족에게는 나의 못난 모습이 보였을 터. 최근에 쓴 브런치의 글들도 다시금 읽어보니 나의 교만과 날카로운 감정들이 느껴졌다.
분명히 상대방을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말자고 해놓고는 정작 글 내용은 그 사람의 싫은 점과 잘못된 점을 낱낱이 적어놓고 있었다. 내가 가진 생각이 모두 다 옳은 것이 아님에도, 자신만만하게 썼던 과거의 글들이 부끄러워졌다.
며칠 전, 장미란 선수가 TVN <유퀴즈>에 나온 영상을 유튜브에서 본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무솽솽 선수에게 주눅이 들어있던 장미란 선수는 내심 그 선수가 실패하길 바랐다고 한다. 그래야 본인이 우승할 기회가 높아지기 때문.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부끄러워졌다고 한다.
"무솽솽 선수도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겠어요. 그런데 같은 선수로서 한 선수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실패를 기대하고 있다는게 부끄러웠어요. 그 때 마음을 바꾸었어요. 그래 무솽솽, 너는 네가 준비하고 땀흘린만큼 최선을 다해라. 나는 내가 쏟은 노력만큼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니까.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지고 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나만이 알 수 있는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최근의 나의 삶은 교만할 것이 많은 삶이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고작 이런 것 하나에 교만해진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우주에서 보면 티끌보다 작은 존재인데, 그 작은 존재인 내가, 작디작은 기쁨 하나에 교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번 주 교회에서도, 목사님께서 설교 말씀 중 시편 131편을 언급하시면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서 주신 달란트는 각자 모두 다르다. 1개를 받은 사람도 있고 10개를 받은 사람도 있다. 1개를 받은 사람이 1개를 감사하지 못하고 10개를 받은 사람과 비교하며 불만을 가지게 되면, 그 1개의 가치마저 지키지 못하고 하나님이 빼앗아 가신다."
작은 것 하나에도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이제서라도 부끄러움을 잊지 않고 알게 해주신 덕분에, 또다른 감사함을 알게 되었으니 그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이제부터는 부끄러움을 아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행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