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결실을 보여주심에 감사합니다.
2023년 6월 3주 감사일기
by Ryan Choi Jun 26. 2023
2023년 한 해 동안 감사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매주 1개씩 감사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25/52)
이번 주 토요일에는 아들내미의 영어 스피치 대회가 있었다. 아들이 다니는 어학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전국 대회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몇 년 동안 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하게 된 대회였다.
전국의 각 지점 대표 선수(?)들이 출전하여 경쟁하는 나름 큰 대회. 이 대회를 위해 아들은 거의 1달 넘게 준비를 해왔고, 매일 밤마다 연기력 만렙인 엄마와 함께 연습에 또 연습을 거듭하며, 혹독한 훈련을 해왔다. 원고 스크립트를 외우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감정을 나타내는 문장을 말할 때는 이에 걸맞은 동작들도 같이 해야 했고, 원어민처럼 과장된 몸짓도 필요했다.
드디어 대회 당일! 아들 혼자 무대에 나가서 발표를 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게 얼마나 떨리던지. 그리고 잘하는 아이들은 어찌나 그렇게도 많은지.
다른 아이들의 발표를 지켜보며 '우리 아들 최고!'라고 생각했던 내 마음과, 상을 받아야겠다는 내 욕심이 조금씩 작아짐을 느꼈다. 그저 실수하지 않고 연습한 대로만 하길 바랄 뿐이었다. 다행히도 아이는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발표를 끝마쳤다.
너무나도 잘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본 터라, 장려상과 동상의 명단이 다 불려진 뒤, '이젠 틀렸구나.'라고 생각했다. 아이의 실망 어린 표정을 볼 일이 걱정이 되었다. 마음속으로 위로의 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망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 은상 수상자를 호명하는데 아들의 이름이 들렸다. "Jaden Choi!"
감격스러운 시상식 장면
영어 유치원을 다닌 적도 없었던 아들이 외국에 살다 온 리터니들까지 제치고 최고 레벨 클래스까지 올라간 것도 모자라, 전국의 각 지점 대표 선수로 나온 400여 명이 넘는 아이들 가운데서 수상까지 하다니.
시상식에서 아들 이름이 불릴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났다. 그리고 내 자식이 아니더라도, 이 대회를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에 기뻐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상을 탄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아들이 직접 깨닫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잔소리를 수없이 하면 무엇하나. 본인이 실제로 경험하고 깨닫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무엇을 하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물론이다.
평소 '노-오-력'이라는 말로 노력의 가치를 비꼬며 사회 탓, 유전자 탓, 가정환경 탓, 수저 탓 하며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바라보곤 했었다. 요즘은 땀과 노력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시대지만, 내 아들만큼은 남탓하지 않고 본인의 노력을 믿으며 성취의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매일 저녁, 퇴근 후 1~2시간씩 아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나의 노력들이 헛된 것이 되지 않고, 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지만 오늘 저녁에도 나와 함께 수학문제를 풀던 아들은 등짝을 씨게 맞았다. "욕심 많은 아빠라서 미안하다. 그래도 정신 차려서 다시 해보자꾸나."
나쁜 일이 생기면 또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이 인생인가 보다. 아들에게 큰 결실이 있었던 이번 주에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다음 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