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다치지 않고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2023년 6월 2주 감사일기
by Ryan Choi Jun 20. 2023
2023년 한 해 동안 감사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매주 1개씩 감사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24/52)
생애 처음으로 119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에 다녀왔다. 이번 경험은 절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6월 둘째 주 어느 날, 회사 분들과 3차로 갔었던 어느 술집에서 머리를 다쳤다. 그리고 많은 피를 흘리며 119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에 가게 되었다.
처음엔 같이 있던 사람들 모두 내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것으로 생각해 크게 놀랬었고 실제로 피도 많이 났기에 그렇게 생각할 만도 했었다.
나중에 제대로 살펴보니 어디 뾰족한 곳에 머리가 콕 찍힌 것이었는데, 사실 그 당시 난 피를 많이 흘려 거의 기절 상태였기에 어떻게 다쳤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그렇게 실려간 응급실에서 CT를 찍고 여러 검사들을 했다. 그리고 찢어진 머리를 3방 꿰맸다. 정확히 말하자면 의료용 스테이플러로 콕콕 찍었다. 의료용 스테이플러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응급실에 실려가다니...
무엇보다 와이프와 아들, 가족들이 크게 놀랐다. 정작 살펴보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남편이, 아들이, 아빠가 머리를 다쳐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가족의 심정이야 말해 무엇하랴.
회사에서도, 같이 술 먹고 있다가 응급실까지 따라와 주었던 고마운 동료들로부터 소식이 전해져 회사 동료 상당수는 물론이거니와 CEO까지 안부 전화를 하실 정도로 민폐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이런 이유로 이번 주는 휴가를 내고 금요일까지 내내 집에서 쉬었다. 사실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것도 있었지만 머리를 다치니 치료가 끝나기 전까지 머리를 감지 못하게 해서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도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런 대형사고를 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결혼 전 와이프 친구들과 술을 먹고 홍대 고기골목 길바닥에 대자로 누워있기도 했고, 회사 동료들과 술을 먹고 택시 타고 집에 오다가 집 근처 어딘가에 내려서 뻗어있다가 한참 뒤에 집에 돌아온 적도 있었다. 당시 와이프는 실종신고까지 했었고.
이번 사건까지 하면 벌써 3번째다. 와이프와 부모님의 걱정도 말도 못 할 정도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건강관리를 잘해야 된다며, 내 몸은 나만의 몸이 아니라 가족들의 것이기도 하다는 내용으로 이곳에 글까지 썼던 터라 민망함과 부끄러움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는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기로. 내 몸이 알코올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 확실히 알았다. 가끔은 집에서 와인 한두 잔을 홀짝 거릴 정도로 즐겨왔었지만 이제는 이런 일도 있고 하니 집 밖에서도 안에서도 모두 과감히 술을 끊어보려 한다.
이 글도 쓸까 말까 고민했었다. 끔찍한 기억이었다. 하지만 이만하길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씁쓸하지만 큰 사고가 있었던 이번 주의 시간에서도 감사함을 찾는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삼 깨닫게 된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도 함께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