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화해의 한 주에 감사합니다.

2023년 9월 5주 감사일기

by Ryan Choi

2023년 한 해 동안 감사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매주 1개씩 감사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39/52)



나의 출근길 어느 한 지점에는 터널과 같은 공간이 있다. 실제로 어떤 터널이 있기보다는 마치 새로운 시공간으로 건너가는 느낌이 드는 그런 장소인데, 딱 그 지점을 넘어서면 - 영화에서 어떤 문을 통과하면 과거와 미래로 건너가듯이 - '집에서의 나'에서 '회사에서의 나'로 변신하는 듯한 망상을 나 혼자 해보곤 했던 곳이다.


매일같이 회사와 집을 오가면서, 그 장소를 지나며 그날의 시간을 계획하거나 회상해 보곤 했었는데 유독 이번주만큼은 그 생각의 무게가 무척이나 가벼웠다. 그것은 바로 3일만 지나면 길고 긴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때문.


그리고 이제 설레는 연휴의 즐거움을 누릴 날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지금, 감사일기를 쓰기 위해 자세를 고쳐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그간 이곳에 썼던 글들을 찬찬히 다시 읽어 보았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 썼던 글이 이제 개수로는 200개가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브런치스토리에서 주관하는 공모전에 당선되어 보겠다는 욕심이 글쓰기의 가장 큰 이유였지만, 꾸준히 이곳에 글을 쓰며 큰 변화 없는 일상에 재미와 활력을 느끼게 되었고 내 안에 있던 상처들도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꾸준히 200개 글쓰기. 누가 보기에는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그 글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새삼 꾸준함의 힘에 대해 실감한다. 내 안의 풍요로움과 뿌듯함이 느껴졌다.


그간 출퇴근길에서 썼던 수많은 글들을 다시 읽으며 그 당시의 추억과 감각을 다시금 떠올려 보았다. 글을 쓰던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 때론 기쁘기도 때론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 모두가 좋든 싫든 나에게 흔적을 남기며 고스란히 글 속에 남았다.


결혼 이후, 추석 연휴는 본가와 처갓집을 오가는 일상의 반복이 되었지만 유독 이번 명절은 그 의미가 달랐다. 추석 연휴 몇 주 전 엄마와 크게 한 판 하고 난 뒤였기 때문. 둘 다 감정의 앙금이 남았지만 부모이기에 또 자식이기에 그렇게 또 덮고 묻고 이해하며 사랑으로 보듬으며 시간은 저만치 흘러간다.


그리고 40대가 된 지금에도 잔소리를 들으며, 부모님과 장인장모님이 두 손 무겁게 주시는 음식과 선물들을 한가득 들고 집으로 돌아오며, 부모의 사랑과 자식의 도리를 또 한 번 깨닫는다.


2023년의 추석 연휴도 이렇게 지나간다. 고요히 앉아 풍요로움과 화해의 의미를 곱씹어본다. 가족의 소중함과 풍요로운 성과들의 감사함을 경험하며, 내년 추석은 올해보다 더욱더 풍성한 열매들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이제는 나 자신과의 화해부터 먼저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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