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신용평가모형은 개인의 과거 또는 현재의 금융거래 정보를 기초로 통계적 방법론에 의해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이를 점수화하는 도구를 의미합니다. 평가모형을 통해 산출된 신용평점은 개인의 채무상환능력을 판단하여 대출 승인여부를 결정하는데 쓰이고, 승인 이후에는 금리나 한도 산정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개인 신용평가모형의 변화 트렌드
과거부터 지금까지 개인 신용평가모형은 데이터와 방법론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먼저 데이터 측면에서는 대출(예: 대출유형, 대출잔액, 보유기간 등)이나 연체(예: 연체횟수, 연체금액 등) 관련 정보 등 개인의 금융거래 이력 정보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져 오다가, 최근에는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개인을 평가하기 위해 온라인 활동 이력이나 통신료, 공공요금의 성실납부 여부 등도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대안정보(Alternative Data)를 신용평가에 활용하게 되면, 그동안 데이터의 부족으로 인해 평가를 진행하지 못했던 금융이력부족자(Thin-filer)도 새롭게 평가대상으로 포함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거래 이력 정보에 새로운 정보가 추가 반영되어 평가대상의 세분화와 정교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방법론 측면에서는 평가 초기에는 계량화되지 않은 금융회사의 내부 방침이나 평가 담당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평가자의 주관과 개인적 판단에 따른 편차를 줄이기 위해 '평점표(Scorecard)'가 만들어졌고, 이를 기준으로 각 항목별 평가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평가대상의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평가방법을 자동화, 계량화해야 하는 수요가 생겨나게 되었고, 표본조사를 통해 얻어낸 샘플 데이터와 통계적 방법론을 이용한 지금의 신용평가모형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신용평가모형은 최근 들어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와 인공지능 방법론을 활용한새로운 형태로 진화,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방법론 측면에서의 '개인 신용평가모형'의 진화
[해외 사례] FICO사와 3대 대형 개인 CB사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개인 신용평점으로 'FICO Score'라는 점수를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점수는 FICO사에서 개발한 신용평점으로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채무상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수치화하여 개인별로 300~850점의 점수를 부여합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채무상환 가능성이 높은 것을 의미합니다.
FICO사는 1956년에 William Fair와 Earl Issac에 의해 설립된 신용평가모형 개발 전문 기업으로 개인의 신용도를 점수화하여 FICO Score를 산출하는 평가모형과 이와 관련된 IT솔루션을 개발, 공급하고 있습니다. FICO Score를 활용하는 전 세계 90개 이상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또한 Experian, Equifax, TransUnion 등의 3대 대형 개인 CB사(Credit Bureau; 신용평가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신용평가모형을 별도로 보유하기보다는 FICO사의 모형을 주로 활용하며, 금융상품이나 평가대상의 특성을 고려하여 세분화한 모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구입 할부, 주택담보 대출, 신용카드 대출 등에 따라 쓰이는 모형이 다르며, 평점구간의 범위도 제각각입니다.
이 외에도 미국 금융소비자보호국 CFPB에서는 매년 CRAs(Customer Reporting Agencies)라 불리는 회사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들 회사들에서는 개인의 금융거래 이력뿐만 아니라, 고용, 거주상태, 의료, 공공요금 납부, 소매 상품 거래내역 등의 정보를 수집하여 금융회사에 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신용평가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내 사례] PCR과 양대 개인 CB사
해외의 개인 신용평가 산업이 민간의 수요에 따라 발전해 왔던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금융당국의 제도적 뒷받침을 토대로 산업이 만들어지고 육성되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민간이 중심이 된 해외의 모습과 달리, 우리나라의 개인 신용평가 산업의주요 플레이어는 신용평가에 필요한 기초정보를 수집하는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PCR(Public Credit Registry)과 개인 CB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PCR은 금융회사나 공공기관으로부터 신용평가에 필요한 기초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다시 금융회사와 개인 CB사에 제공함으로써 신용평가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FICO사와 같은 신용평가모형 개발 전문 회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개인 CB사들이 모형 개발역량을 자체 보유하고 있으며, 금융회사의 CSS를대신 개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PCR에는 신용정보법 제25조에 의해 국내 유일의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서 허가받은 한국신용정보원이 있으며, 개인 CB사에는 NICE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SCI평가정보, 한국평가데이터(KoDATA) 등이 있습니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NICE평가정보와 KCB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두 회사가 양대 CB사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개인 신용평가모형의 데이터와 방법론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