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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Nov 19. 2023

기업 신용평가모형의 개념과 발전

기업 신용평가모형 (1)

기업 신용평가모형의 개념


개인 신용평가모형이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이를 점수화하는 도구를 의미한다면, 기업 신용평가모형은 개인이 아닌, 기업에 대한 신용도를 통계적 방법론에 근거하여 평가하는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 신용평가모형은 개인에 비해 역사가 좀 더 깁니다. 그 이유는 기업의 신용도는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금융회사와 해당 기업의 주식, 채권 투자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들과 관련되며, 기업 여신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서 기업의 신용도를 확인하고자 하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 신용평가의 결과는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채무상환을 불이행하여 발생할 수 있는 채권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상호 간의 정보비대칭을 해소할 목적으로 쓰이게 되며, 이러한 평가를 좀 더 객관화, 자동화하기 위해 모형이 활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업 신용평가의 구분


기업 신용평가는 일반 목적의 평가와 특정 목적의 평가로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기업 신용평가 결과를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기업 단위의 신용도를 평가해야 하는가 하면, 또 다른 경우에는 회사채나 어음 등 기업이 발행한 유가증권의 신용도를 평가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 단위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경우는 다수의 기업을 함께 평가하게 되므로 신용평가모형이 주로 활용되는데,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일반 목적의 기업 신용평가회사를 CCB(Commercial Credit Bureau)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해외에는 미국의 D&B사가 대표적이며, 국내에서도 NICE평가정보, 한국평가데이터(KoDATA) 등의 회사가 이에 해당됩니다.


한편, 해당 기업의 유가증권 평가 등 특정 목적의 평가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 통계적 방법론보다는 경쟁사 간 상대 평가나 전문가 판단에 의한 방법론이 주로 활용됩니다.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를 CRA(Credit Rating Agency)로 부르는데, 대표적으로는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한 S&P, Moody's, Fitch 등의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이 있으며 국내의 경우,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이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CRA에서 기업 단위의 신용평가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애매한 회색 지대가 일부 존재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글에서 주로 기업 단위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일반 목적의 기업 신용평가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기업 신용평가모형의 변화 트렌드


기업 신용평가모형 또한 개인 신용평가모형과 같이, 데이터와 방법론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별도의 신용평가모형 없이, 전문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평가자가 주관적 판단에 의해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Altman의 부도예측모형 연구를 시작으로, 평가자 주관에 의한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평가절차를 표준화, 객관화하기 위해 통계 방법론에 근거한 모형 개발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먼저 데이터 측면에서 보면, 해당 기업의 경영 현황과 실적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재무정보가 가장 먼저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재무정보의 경우,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에 있는 수치를 기반으로 기업의 현황을 파악하기 용이하며, 공시의무 준수를 위해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객관적인 감사가 이루어지므로, 신뢰성 있는 정보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무정보 외에도 경영위험, 산업위험, 영업위험 등과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에 반영하거나 주가, 거시경제 지표 등을 재무정보와 결합하면 모형의 성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정성적인 요인을 추가로 평가에 반영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평가대상 기업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뉴스나 SNS 기록 등을 통해 수집한 비정형정보를 긍정 또는 부정의 신호로 가공하여 감성분석(Sentimental Analysis)과 같은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통해 모형에 반영하려는 시도도 존재합니다.


방법론 측면에서는 주관적 평가에서 시작하여, 점차 객관적인 정량적 모형으로 발전하다가, 제한적인 정보만을 반영할 수 있는 정량적 모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성적 모형의 결과를 추가로 반영하는 형태로 발전하였습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방법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형의 예측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 방법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모형으진화해 가는 입니다.


데이터와 방법론 측면에서의 '기업 신용평가모형'의 진화



[해외 사례] 미국의 D&B사 / 일본의 CRD, TSR, TDB


미국의 D&B사는 세계 최대의 기업 신용정보회사로, 기업의 순자산(= 총자산 - 총부채) 가치와 위험 수준으로 구분한 2가지 유형의 신용등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D&B(Dun&Bradstreet)사는 1841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의 기업 신용정보회사로 전 세계 기업에 대한 신용정보를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축적하고 있으며 각국에서 수집한 기업의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정보와 자체 평가 신용등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 신용정보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


'Financial Strength Indciator' 등급은 평가대상 기업의 순자산 가치를 미리 정해놓은 금액 범위에 따라 서열화하여 등급(5A~1A, A~H)으로 표현하며 음(-)의 가치를 보이는 경우에는 N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Risk Indicator' 등급은 해당 기업의 재무정보와 비재무정보를 기초로 평가가 이루어지며, 자체 계량 모형으로 기업의 부도 가능성을 평가한 D&B Failure Score에 평가자의 정성적인 판단을 결합하여 1(Minimum Risk)~4(High Risk)까지의 지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에는 기업 신용정보를 축적, 관리하고 있는 CRD라는 기관이 존재하며, 수집된 기업 신용정보를 가공한 후,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산출된 신용평점으로 해당 기업의 신용위험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TSR, TDB 등 민간 기업 신용평가회사가 존재합니다.

TSR은 D&B사와의 제휴를 통해 TSR Risk Score를 제공하고 있으며, TDB는 신용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신용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항목별 평점표에 기반한 신용등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기업 신용평가 방식은 모두, 계량모형보다는 비계량적인 항목별 평점 합산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재무정보 외에 현장조사 등을 통한 비재무정보 수집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 사례] 기업 CB사의 설립과 발전


과거에는 개인 CB사와 기업 CB사가 별도의 허가 단위로 구분되지 않았고 '신용조회회사'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8월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으로 신용평가 산업이 재편되었고, CB사가 개인, 개인사업자, 기업으로 구분되면서, 기업 CB사는 기업신용조회업무, 기업신용등급제공업무, 기술신용평가업무 등으로 세부 업무에 따른 허가단위 구분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기업 CB사는 세부 업무에 따라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기업신용조회업무(7개사) - NICE D&B, 이크레더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한국평가데이터(KoDATA), NICE평가정보, SCI평가정보, 더존비즈온

기업신용등급제공업무(6개사) - NICE D&B, 이크레더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한국평가데이터(KoDATA), NICE평가정보, SCI평가정보

기술신용평가업무(6개사) - NICE D&B, 이크레더블, 한국평가데이터(KoDATA), NICE평가정보, SCI평가정보, 한국기술신용평가



다음 편에서는 기업 신용평가모형의 데이터와 방법론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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