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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Mar 15. 2024

'열심 구간'의 추억

누구나 열심히 살았던 순간이 있다.

누구나 살면서 '아, 그때 진짜 열심히 살았었지'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 그런 순간없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다. 앞으로 그런 순간을 만들면 일이니. 그리고 나는 그런 순간을 인생의 '열심 구간'으로 부른다.


평생을 달려야 하는 인생의 달리기 속에서 매번 전력 질주할 수는 없다. 그렇게 살다가는 갑자기 멈춰 버리거나 금세 지쳐 버릴 것이다. 때론 천천히 걸어야 할 때도, 잠시 쉬어가야 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전력 질주가 필요한 순간은 언젠가 분명 찾아온다.


돌이켜보면, 지금껏 나에게는 그런 '열심 구간'이 3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재수학원 다니던 시절,  회사를 때려치우고 들어갔던 대학원 시절,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시절. 그리고 그 '열심'은 나에게 크고 작은 성취를 안겨 주었다.


하지만 큰 성취가 없었다 하더라괜찮았을 것이다.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았던 그 순간의 기억은 새로운 일을 할 때 큰 힘이 되었을 테니까. 스스로 인정할 정도의 '열심'이 있었다면, 제대로 된 성취의 결과물이 없다 하더라도 일말의 후회도 남지 않을 것이기에.


남들은 잘 알지 못하더라도, 스스로가 인정하는 '열심 구간', 빛나는 순간만큼은 시간이 흘러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 시절의 기억은 시간이 흐르면서 풍화되고 미화되어 고단한 삶의 여정 속에서 즐거운 추억거리가 된다.


살아가며 언젠가 분명 또 있을 '열심 구간'을 기대해 본다. 사실 전력 질주해야 하는 그 순간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피곤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통과 마주하는 그 순간, 이 순간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어떨까.


사실 요즘은 때때로 인생의 '소모 구간'처럼 느껴진다. 과거에 채워놓은 것들을 바닥까지 퍼내어 쓰는 그런 구간 말이다. 하지만 과거의 '열심 구간'에서의 추억을 기억하며, 그리고 그때의 성취와 기쁨을 떠올리며 단조로운 일상에서 다시 한번 힘을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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