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함이라는 무기

삶이 힘들수록 다정해져야 한다.

by Ryan Choi
"친절함이야말로 최고의 무기다. 친절함은 오직 신실함에서 나와야지 위선과 거짓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 악의로 가득 찬 사람에게조차 친절함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라.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의 잘못을 부드럽게 충고하라. 그렇게 한다면 그들이 어떻게 우리를 해치려 하겠는가?"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中 -


요즘 들어 '친절함이 무기'라는 말의 의미를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진정으로 자신감과 자부심이 충만한 사람이라면 나 자신과 남을 함부로 대하지 않을 테다.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려 하다 보니 불안감과 초조함이 여유 없는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불쑥 짜증이 치밀어 오를 때면, 오히려 그것을 친절함으로 응수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칼도 총도 아닌 친절함일지도 모른다. 친절함은 상대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적대감을 해소하며, 닫혀있던 문을 열어젖힌다. 화가 난 고객을 진심 어린 사과로 달래는 직원, 직장 내 갈등을 따뜻한 대화로 풀어가며 해결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친절함의 위력을 새삼스레 실감할 수 있다. 이 무기는 상대를 해치지 않으면서 가장 확실하게 변화를 이끌어낸다.


그렇기에 친절함은 관계를 장악하는 강력한 무기라는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거칠게 나를 대하는 상대에게 오히려 친절함과 여유로 대한다면 아무리 이상한 사람이라도 움찔하기 마련이다. 어려울수록, 마음이 뾰족해질수록, 주변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다정함과 친절함을 보여줘야 한다. 남에 대한 다정함과 나 스스로를 대하는 친절함만이 나를 버티게 하고 주변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게 하는 힘이다.


친절함이라는 무기의 특별함은 그것이 쌍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친절을 베푸는 순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도 변화한다. 나 스스로에게 친절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해지면 그 친절함은 또 다른 친절함을 낳는다. 그래서 내가 우리가 되고, 우리가 하나가 될 때 어려움을 이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친절한 생각과 태도는 결국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한 것이다.


물론 친절함이라는 무기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진정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계산적이거나 조건부적인 친절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고 신뢰를 잃게 만든다. 진짜 친절함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진정성 있는 진짜 친절함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특별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피곤한 출근길,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이 무기를 든 나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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