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인정과 칭찬의 가치

인정과 칭찬은 주고받는 사람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by Ryan Choi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다. 로스쿨에서 어떤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나중에 변호사가 되어, 그 수업의 강사였던 판사님의 재판정을 보러 갔더니, 그분께서 재판이 끝나고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나 좀 판사 같았니?" 베테랑 판사님마저도 이렇게 인정에 목말라한다니. 웃프지만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사실 누군가를 '순수하게' 인정해 주고 축하해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전에는 분명 나와 비슷한 수준에 맴돌던 사람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 큰 사람이 된 모습을 보게 되면, 왠지 내가 아래로 내려간 듯한 느낌에 선뜻 좋은 말을 건네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옹졸한 사람들 중 한 명이 사실 바로 나였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일은 당연히 즐겁다. 나를 칭찬해 주고 인정해 주는 말을 듣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기쁘고 즐거운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그런 말은 설령 의도를 가진 아부성 발언이라 할지라도 자주 할수록 좋다고 본다. 또한 그 의도가 순수하면 할수록 나 자신까지 발전시키는 행동이 될 수 있다.


칭찬하는 말 한마디 그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내가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순수한 칭찬이 가능하다. 현재의 삶이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 누군가 잘하고 잘되는 모습을 보면 좋은 소리가 나올 리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축하하는 마음은 현재 나의 마음 상태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자기계발 관련 책이나 영상을 보면 인정 욕구를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제는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기에 경계하고 또 경계한다. 자기 스스로를 잃어버리고 남에게 인정을 갈구하는 삶은 결코 행복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를 칭찬하고 인정해 주는 일만큼은 계속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내가 듣게 되는 칭찬과 격려 또한 순수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를 갖고 싶다. 결국 인정과 칭찬은 주고받는 사람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남을 인정하는 마음의 여유로 내가 성장하고, 받는 인정을 통해서는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이것이 바로 순수한 인정과 칭찬의 찐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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