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낮술이다.

기막히게 시원한 낮술의 순간

by Ryan Choi

성공을 무어라 정의할 수 있을까. 수많은 거창한 말들이 있겠지만, 최근에 본 영상 하나에서 경쾌한 해답 하나를 찾았다. "성공은 낮술이다." 상상해 보라. 남들 다 일하는 평일 한낮, 쨍한 햇살을 등지고 앉아 차가운 맥주잔을 들어 올리는 그 순간을. 성공은 오래 땀 흘려 걷던 팍팍한 일상의 한가운데로 예고 없이 툭 떨어지는 기막히게 시원한 첫 모금이다.



낮술이 유독 달콤한 이유는 그 안에 짜릿한 일탈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시계와 나의 시계가 다르게 흘러간다는 그 우월감. 일터에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홀짝이는 그 한 모금에는 유쾌한 해방감마저 섞여 있다. 낮술이 특별한 건 결국 '여유'다. 딱히 급한 것도 없고, 어디 가야 할 것도 없고, 누구에게 보고할 것도 없는 그 상태. 여유로운 시간이 허락되어야 낮술을 가능하니까.


그래서 낮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성공이다. 평일 대낮에 아무런 죄책감 없이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그 순간, 괜히 내가 뭔가를 이룬 사람처럼 느껴진다. 성공한 사람들이 딱 이렇게 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낮술 한 잔의 의미는 단순한 음주 행위가 아니라 자유 그 자체다. 내 맘대로 내 시간을 쓸 수 있는 그 자유가 바로 성공에 가장 가까운 감각일 테니.


알딸딸함도 빼놓을 수 없다. 알코올이 기분 좋게 혈관을 타고 흐르면 알딸딸함이 주는 느슨함이 세상을 한결 관대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팍팍했던 세상의 모서리는 둥글둥글해 보이고 모든 것들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마법. 밤술처럼 거하게 취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맨 정신도 아닌 묘한 경계. 세상이 살짝 부드러워지고, 별것 아닌 것이 재미있어지는 바로 그 상태다.


물론 낮술의 끝에는 어김없이 현실로 돌아오는 일이 남는다. 알딸딸함이 가시면 다시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르고, 답장해야 할 메시지가 쌓여있음을 알게 되며, 해치우지 못한 일들도 슬쩍 고개를 든다. 다음에는 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빠지지 않고 찾아온다. 하지만 뭐 어떤가. 그 짧은 순간, '나 지금 꽤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라는 느낌 하나면 충분한데.


그래서 나는 이따금 낮술을 마신다. 대단한 성취가 있어서도 아니고, 특별한 기념일이어서도 아니다. 그냥 가끔은 내가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지고 싶어서다. 낮술 한 잔이 주는 그 달콤한 착각이, 생각보다 꽤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성공은 멀리 있지 않다. 어쩌면 평일 낮, 아무런 죄책감 없이 낮술을 마시는 그 순간에 이미 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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