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or-Network Theory
'디지털 촉감'이라 불리는 Haptic 기술 개발을 위해 메타가 진행한 리서치 프로젝트는 흥미로운 점이 많습니다. 특히 '손'을 사람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관점에서 시작했기에 손에 신체, 관계, 정신이 있다는 연구 내 발견과 그 의미 부여가 재미있습니다.
마술사의 손은 일반인의 손의 한계적 움직임을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반복되는 훈련을 감당해 냅니다. 초밥을 만드는 요리사의 손은 한 손에 쥐는 밥의 적정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은행원의 손은 지폐의 수량을 기계의 수준으로 측정해내기도 합니다. 깜깜한 공간에서 청각과 손의 감각 간 협업을 통해 안전하게 이동하기도 하고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손은 연주자들의 협음과 관중의 반응에 따라 더 정밀하고 예민한 움직임으로 대응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해당 연구에서의 인간을 생각하듯 손을 대하는 접근은 많은 기술적 미래를 예상 및 상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신체의 일부인 '손'을 또 하나의 사람처럼 생각하는 관점은 Actor-Network Theory에 기반합니다. ANT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를 인간에만 국한하지 않고 도구, 물체와 같은 비인간 행위자들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생각해 볼 수 있음을 인정해 볼 수 있다는 새로운 시작점을 제시해 줍니다.
그러면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고 당연하게 존재하는 일부라 받아들이는 '손' 외에 요즘 가장 많이 활용하는 AI는 어떨까요? AI를 인턴과 같이 대하고 활용하라는 에단몰릭 교수의 비유는 ANT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꽤 적절해 보입니다.
관련해 저는 다음과 같은 AI 동료들과 함께 일한다 할 수 있겠습니다.
- 콘텐츠 제작자: Calude는 헌신적 AI를 목표로 하는 만큼 맹목적 수용보다는 건전한 의심으로 대화에 임하고 대화의 전후 맥락 및 감정적 표현 파악에 뛰어납니다.
https://claude.ai/chats
- 프로젝트 기획 및 매니저: ChatGPT 4는 번역부터 PDF 파일 형태의 논문 내용 파악까지 빠르게 대응해 주기에 특정 이슈나 시장 변화와 같은 정보를 포괄적으로 논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 아트 디렉터: Fooocus는 이벤트 대표 이미지나 로고 디자인을 간단한 텍스트 몇 줄로 시각화의 초기 방향성 확인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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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면 이를 두고 Hybrid 파트너 관계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ANT로 바라본 어떤 AI 동료들과 일하고 계신가요? AI와의 협력을 통해 어떤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셨나요? 경험과 생각을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