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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Son Jul 14. 2021

인간 현상, 기업 결정의 기준이 되다

현상 기반 접근 방식을 소개합니다.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만든 Kodak은 2012년 파산 신청을 한 바 있다. 

그리고 같은 해 facebook은 사진 공유 플랫폼 Instagram을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Kodak의 창업자인 George Eastman은 사진을 찍는 방식을 변경하여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진의 민주화'를 믿었다. 당시 고객들의 반응은 좋았으나 회사의 핵심 매출은 카메라가 아닌 필름과 인화 사진으로부터 나왔고, Kodak은 소모품인 보완재를 비싸게 팔기 위해 제품을 싸게 파는, 면도기-면도날 모델의 비즈니스 전략을 고수했다. 물론 당시 Kodak은 디지털카메라 기술에 투자했으며 많은 이들이 사진을 온라인으로 공유한다는 사실도 이해했다. 그러나 그들은 온라인 사진 공유 현상이 단순히 인쇄 사업을 확장하는 형태가 아니라 새로운 사업이라는 것을 십 수년간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인정하지 않았다.




좋은 결정이 어려운 이유, 인간이라는 현실


기업 내 경험이 많은 경영진이 그들의 핵심 비즈니스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할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인간이라는 현실'이다. 사회과학자들과 행동 과학자들은 미시경제학에서 가정하듯 인간이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왔다. 관련해 경영진이 경험하는 인간으로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5가지 편향은 다음과 같다. 



현상유지 편향, The status quo bias

- 상대적으로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


우리는 최소 두 가지 이유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두려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는 손실 회피(loss version)로 이익에 대한 전망보다는 손실 위험에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이다. 두 번째는 매몰 비용 오류(sunk-cost fallacy)로 애초 투자한 경제적 사례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판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투자하려는 경향이다. 이미 너무 많은 비용이 지출되었기 때문이다.


밴드왜건 효과, The bandwagon effect

- 타인의 행동이나 신념을 따르는 경향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믿고 행동하기 때문에 같은 것을 믿고 행동한다. 거대한 전략적 실수를 저지르는 것보다 더 나쁜 건 그 업계에서 자신만 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업계의 특정 트렌드에 대한 확신과 열의가 확산되어 있을 때, 속해있는 업계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예감, 정보 또는 분석에 의지해 다른 선택을 위한 용기를 내는 것은 어렵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 때 월가의 여러 은행들이 대출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동시에 대출을 승인해준 상황이 이에 해당된다.


확증 편향, The confirmation bias

- 상대의 선입견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필터링하는 경향


인간으로서 우리는 자신의 신념과 가설을 뒷받침하는 의견과 사실을 추구한다. 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며, 첫 번째는 선별적 기억(selective recall), 즉 우리의 가정을 강화하는 사실과 경험만 기억하는 습관이다. 두 번째는 편향된 평가(biased evaluation), 즉 자신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빠른 수용이다. 반면 모순되는 증거는 엄격한 평가를 적용한다.


정박 효과, The anchoring effect

- 의사결정을 내릴 때 한 가지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


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 몇 가지 정보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많은 펀드 매니저들은 과거의 실적을 기반으로 펀드 상품을 광고한다. 그러나 이 같은 과거의 성과와 미래의 성과 사이의 통계적 상관관계는 많은 연구에서도 드러난 바가 없다. 즉, 과거의 좋은 성과를 인용함으로써 고객의 마음에 미래의 좋은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접근일 뿐이다.


신뢰 편향, The confidence bias

- 자신의 성과를 과대평가하는 경향 


우리는 종종 과신한다. 일반적으로 직원과 기업은 자신의 성과를 과대평가한다. 직원들은 자신의 기여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모든 기여도의 합계가 실제 수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지나치게 자신한다. 관련 연구 내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대 90%의 사람들이 자신이 평균적인 운전자보다 운전을 더 잘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5가지 대표적 편향으로 인해 기업 내 경영진은 사실에 기반한 관점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같은 편견은 다음의 주요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첫째는 새로운 성장을 위한 투자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게 된다. 이들은 이미 투자의 위험과 이로 인한 실패하는 위험을 파악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경영진들은 경쟁에서의 우열을 무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이로 인해 경쟁 차별화를 유도하지 않는 방향을 추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경영진들의 선입견, 즉 몇 가지 매력적인 데이터 포인트와 지나치게 정확해야 한다는 스스로를 향한 요구는 필요한 상황에서 사업의 방향을 신속하게 바꾸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그럼 어떻게 하면 기업은 이 같은 지극히 인간적인 편향에서 벗어나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을까? 과거 Kodak이, 그들이 보려 하지 않았던 기회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일까?




여기 현상 중심 접근법을, a phenomenon-driven approach, 소개한다.



A. 분석의 초점이 되는 '현상'


메가 트렌드에 너무 중점을 두면 상황별 세부 사항을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때 상품의 가치 중심의 접근에 있어 시장과 대상 그룹의 크기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고객들의 요구와 열망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기 어려워지며 이는 곧 앞으로 어떤 새로운 제품을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 정보들을 부족하게 만든다. 또한 제품 중심의 접근을 취할 때에는 프로세스 초기에 급하게 문제 해결 모드로 전환하게 되면서 결국 기존 제품과 가까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시장의 요구를 해결하지 못하는 제품에 투자할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도 한다. 


이 같은 함정들을 피하기 위해, 나는 현상 중심 접근법을 제안한다. 현상학은 일상생활, 즉 사람 간의 의도적인 관계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경험하는 것의 의미에 중심을 둔다. 운전자에게 자동차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우리가 돈과 맺는 관계는 왜 추상적인가? 환자는 왜 자신만의 복용 전략을 만들어내는가? 간단히 말해서, 현상학은 우리가 단순히 코카콜라가 들어있는 유리병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우리가 보는 것은 감정과 그 연관성을 불러일으키는 콜라병, 혼란, 향수, 즐거움 또는 혐오의 생각을 남기는 유리병이다. 


관련해 다음의 세 가지 기본적인 이해 요소를 반드시 필요로 하게 된다.


- 인간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이해

-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조사 방식

-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추리의 과정


현상 중심 접근 방식의 주요 과제는 특정 컨셉과 솔루션이 개발되기 이전에 더 많은 분석을 요구한다. 대신 이 같은 접근은 더 풍부하고, 차별화되며, 잠재적으로 유일한 성장의 기회로 보상받게 된다. 



B. 관찰 결과로부터 최선의 설명을 추론하는 귀추적(abductive) 문제 해결 방식


가설 중심의 문제 해결 방식은 기업 비즈니스 전략 세계에 이미 널리 퍼져 있다. 이 같은 접근은 대부분 빠르고 단순하며 구조화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큰 다른 상황들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사용될 수 없다는 한계 또한 분명하다. 인간으로서의 확증 편향을 고려할 때, 가설 중심의 문제 해결은 상상할 수 있는 가설을 탐구하는 데 국한되며, 가지고 있는 선입견 중 어떤 것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다.


반면 귀추는 기존의 가정들과 선입견과 비교해 모순될 수 있는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찾은 후, 이를 이해하려고 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추론의 형식은 다음과 같다. 놀라운 사실, C가 관찰되었다. 그러나 A가 진실이라면 C는 당연히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A가 사실인지 의심할 이유가 있다. 관련해 성공적인 귀추적 문제 해결 방식은 데이터 과부하, 지속적인 패턴 인식, 공개적이고 비판적인 토론으로 특징지어지며 이 같은 과정은 예상보다 더 매우 치열하게 진행된다.  



C. 다양한 상호 보완 방법을 사용한 데이터 수집


현상의 관찰 결과를 토대로 진행하는 귀추적 문제 해결 원칙에 따라, 보이지 않던 사각지대가 드러날 수 있도록 다양한 출처로부터의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풍부하고 미묘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 같은 관점은 심층적인 질적 연구, 방대한 양의 데이터 유효성 검사 및 엄격한 재무 분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NPV 계산을 하거나 고객 세그먼트 규모를 정할 때와 같은 수준의 확신과 엄격한 태도로 질적인 데이터를 적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단순히 여러 다른 출처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언제 그 데이터를 수집해야 할지 신중해져야 한다. 


- 먼저 해당 분석을 이끌어야 하는 현상을 정의한다. (가정용 기기 업계의 기업이라면 '집', 와인 업계의 기업이라면 '연회'가 될 수 있다.)

- 해당 기업의 DNA를 정의하기 위한 내부 인터뷰와 개방형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 앞으로의 변화를 위한 장기적 동력을 확인하고 사회 경제 데이터를 활용해 잠재적 Hot spot을 정의 내린다.

- 질적 데이터(업계, 인접 산업, 학계 전문가 인터뷰)를 활용해 관련된 현상에서의 새로운 고객/소비자 행동 변화의 징후를 찾는다.

- 각각의 잠재적 성장 플랫폼에서의 사업 기회를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상업적 가능성을 찾는다.



D.  추상적 데이터로부터의 구체화


이제 기업 내 경영진이 직면한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한다. 어떤 가능성에 투자할 것인지, 어떻게 해당 변화가 직계 조직에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결정한다. 이를 위해 확보된 데이터들을 토대로 아래와 같은 5단계를 제시한다.


1. 특정 시장에서 민족지학적 심층 분석을 실시해 해당 제안을 이끌게 될 고객의 충족되지 않는 필요와 목표를 파악한다.


2. 고객/소비자 통찰력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도출한 뒤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선택한다.


3. 이 중 최고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한다.


4. 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제품을 테스트한다.


5.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뒤, 새로운 상품 및 제안을 내부 직계 조직에 전달하거나, 외부의 파트너에게 판매하고, 이를 통해 확인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폐기해야 한다.


이 같은 과정은 구조화된 프레임워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보다 민첩한 프로세스 진행에도 도움이 된다. 즉, 좋지 않은 아이디어는 초기에 제거될 수 있어 좋은 아이디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확실성의 편안함에서 벗어나는 것이 모든 기업에 의미 있는 투자라는 이야기는 아님을 밝힌다. 다만 소개한 현상 중심 접근 방식과 관련된 분석적 어려움이 결국에는 더 매력적인 기회의 발견으로 보상받게 될 것이며, 이는 향후 몇 년 동안의 경쟁력 있는 차별화의 원천을 제공할 것이라는 것이 이 글을 쓰는 나의 확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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