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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의무(야마다 레이지 지음, 북스톤 출간)

by 류영호
어른의 의무(표지)

1966년생 저자는 이 책을 왜 쓰게 되었을까? 기성세대 중심의 정치, 경제, 에너지, 의료, 환경 등 모든 문제를 젊은 세대에게 떠넘기고 도망치려는 모습에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어서, 절망한 젊은세대는 기성세대를 차단하고, 닫힌 세계에서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설명으로 '어른의 의무'를 파고 들었다.


사람의 일생 중에서 어른을 정의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어린 사람이 자신에게 존댓말을 허용한다면, 그때부터 어른의 의무를 의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존대의 의미는 언행에 있어서 스스로 합당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느낌을 상대가 인식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저자는 어른으로 어느 정도의 '인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책을 통해 얻는 지식과 교양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에 더해서 인생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그것을 통해 자기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갔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면 비로소 젊은세대에게 존경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 선배는 후배에게 '이용당하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되었다. 복합적인 인과관계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세대간의 소통의 단절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후배가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하소연하는 자리를 만들기 쉽지 않다.


바쁘다는 이유거나 가르치려고만 하는 선배들에게 후배들은 거리를 두고 마음의 문도 빨리 닫아버린다. 후배들은 편한 마음으로 언제든지 불러낼 수 있는 관대하고 믿음직한 선배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존경할 가치가 없는' 연장자들의 생각부터 뜯어고치자는 저자의 일성은 과격하지만 일리있다.


'어른은 절대적 존재'라는 생각에만 갇혀 있다면 연장자들은 결국 버려질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세대의 단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보다 유연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젊은세대와 함께 호흡하는 자세를 갖춘 어른에게 외로움은 저 멀리 있을 것이다. 인정받는 어른의 권리를 누리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의무부터 인식할 필요가 있다.


책에 인용된 일본의 사례와 일대일로 대비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어른의 보편적 의무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는 대다수 챙겨볼만하다. 특히, '꼰대'를 지양하고, 멋지게 나이들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작지않은 메세지를 던져줄 것이다. 불평하지 않고, 잘난 척하지 않고, 언제나 기분 좋은 어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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