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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아날로그의 반격

- 데이비드 색스 저/박상현,이승연 역 | 어크로스

by 류영호


조금 늦은 완독 후기.


타이틀에 ‘반격’이라는 단어가 주는 상징성은 강렬하다. 원서의 Revenge(복수)보다는 의미전달이 더 좋다. 이 책은 ‘아날로그’를 크게 사물과 아이디어로 나누었다. 테마별로 특징이 될만한 사례를 뽑고, 저자의 경험을 시장 흐름에 잘 녹여냈다. 전통의 메이저 아날로그의 상당수는 무너지고 있다.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가 빠르고 복잡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물론, 산업과 테마별로 독특한 트렌드 변화가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는 일이 그렇다보니, 종이와 서점을 다룬 챕터가 시선을 많이 끌었다. 핸드셀링(hand selling) 부분은 특히 그랬다. 교육에서 디지털 접목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점은 현 상황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책을 확장해서 인식해봤다. 아날로그는 디지털로 인해 쇠락했지만, 다시 디지털로 새롭게 진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 시대에서 아날로그는 다양성을 유지시키지만, 과거의 규모를 유지하긴 어렵다. 디지털이 만든 속도와 일원화된 실용성의 힘이 일상을 좌우만큼 커졌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하면 인간 본성을 자극하는 아날로그로의 접근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즉,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연결과 상호 자극은 사람과 조직의 행복과 효율을 높여줄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양극단에서 느끼기 어려운 수준으로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책의 말미에 있는 ‘여름의 반격’은 아날로그에 대한 저자의 내면 인식이 잘 묻어있다. ‘월든 캠프’ 기간동안 디지털과 강제로 거리둔다. 이를 통해 사람의 본연적 행복 추구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책은 비즈니스와 에세이가 결합된 좋은 교양서가 된다. 저자가 언급한 반격 사례 외에 하나를 더한다면, 손글씨(캘리그라피)와 만년필 구매 증가 현상을 꼽고 싶다. 오감을 가진 사람의 몸과 마음은 여전히 아날로그에 더 가깝다. 무리하게 디지털에 휩쓸리거나 거부할 필요도 없다. 주체적으로 나와 주변의 행복과 즐거움에 가까운 것을 선택하는게 최선이지 않을까? 아날로그의 사물과 아이디어를 넘나들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묘한 울림을 주는 책이다. 애독자라면 올해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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