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성씨 생전 인터뷰
2009. 7. 21. 16:33
"20평 공연장 마련, 꿈 있는 경상도 아이들 모아 개그맨 양성"
자장면처럼 배달하는 새로운 개그문화 보급 하고파
7월14일 초복 ‘애완견을 위한 콘서트’ 그 다운 발상
◇ 경상도 사람이 무뚝뚝하지 않다는 전유성씨.
“청도에 20평 정도 되는 공연장 하나 만들 생각이야. 경상도에서 개그맨 하겠다는 아이들 뽑아서 한 1년쯤 무료로 가르치면 될 것 같아. 방송을 통해서만 개그맨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없애 보고 싶고”
15일 오후 청도군 이서면 양원리 ‘니·가·쏘·다·쩨’ - 전유성씨가 문을 연 카페의 이름이다-에서 만난 개그맨 전유성씨는 이 지역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을 묻자, 작은 꿈이라면서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그 문화도 새로운 흐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연장에서 성공한 개그콘서트 같은 문화도 필요하지만, 자장면처럼 배달해 주는 코미디도 필요하단다. 모 심고, 감 따는 곳에서 요청하면 달려가 공연하는 그런 코미디 말이다.
순간 참 그다운 발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유성씨를 만나면 무엇을 물어 볼까 고민 했다. 그러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질문 보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자. 듣다 보면 궁금한 것도 생길 것이고, 그에 한두 마디쯤 덧붙이면 좀 더 깊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시 그랬다. 그는 특유의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자리에 앉자 툭 한 마디를 던진다. 대부분 사람들이 묻는 질문은 하지 말아달란다. ´왜 여기에 정착했느냐, 카페 이름은 왜 그렇게 지었느냐´ 같은 물음일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와 같은 생각이다.
첫 인상, 낯설지 않았다. 텔레비전으로 많이 보아 온 탓 인걸까. 꼭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가 보여 준 자연스러움이 더 큰 이유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고마웠다. 서울에서 우리들과 약속 때문에 오늘 오후 5시 태안으로 가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여기로 왔다. 여기서 태안으로 가려면 무척 먼 길이다.
◇ 전유성씨가 문을 연 카페 ‘니·가·쏘·다·쩨’.
그는 지난해 8월 말께 이곳에 카페를 차렸다. ‘그저 지나가다 좋아 보여서’가 이유의 전부다. 그리고 짧은 기간이지만 참으로 많은 일을 했다.
경상도 사람이 무뚝뚝하다고? 사람은 다 똑 같지. 말의 진정성을 알고 나면 사실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경상도 사람을 바라보는 평범함으로, 그는 다소 무뚝뚝함의 대명사로 알려진 경상도 사람들과 어울려 매월 1회씩 토크쇼를 열었다. 그동안 가수 서수남, 강산에, 이동원씨 등을 초청하기도 했고, 배뱅이 굿 공연도 마련했다.
얼마 전 독립 영화 ´낯술´ 도 함께 보고, ´워낭 소리´도 상영했다고 소개했다. 한번쯤 참석해 보고 싶어 언제 열리느냐고 묻자, 그 다운 대답이 돌아온다. “언제 열릴 진 나도 몰라. 날짜가 정해지면 3일전 쯤 번개팅 알리는 문자 보내고, 선착순으로 70명을 불러 공연을 해“.
풍부한 아이디어로 경상북도의 관광산업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는 말에 ‘간단해’라고 시큰둥 하게 말한다. “관광이 뭐야. ‘볼 관자에 빛 광자’ 잖아. 볼 빛을 만들면 돼. 먼저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를 만들어 놓고 사람을 불러야지.
‘베니스 가면 축제’ 말이야. 뼈관을 타고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은 추위 속에 열리지만, 볼거리가 있으니 관광객이 쏟아져 오잖아. 그 덕에 주변 상가에 겨울 모자, 외투, 목도리도 다 팔리고.” 맞는 말이다.
◇ 개를 위한 콘서트를 열겠단다. 그 다운 발상이다.
이어 그는 “얼마 전 울릉도 오징어 축제 때 ‘먹물로 가훈쓰기’와 울진 대게 축제에서 ‘옆으로 달리기’를 제안했었어. 그러나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실천해 주는 사람이 더 중요해”라고 강조했다. 축제의 경우 사람이 많이 오는 시기에 하는 것은 맞지 않단다.
예를 들어 바다 축제는 개장시기가 7월 15일에서 8월 15일이라면, 7월 1일에서 15일 사이 등에 축제를 개최해 사람들이 오는 기간을 늘려야 한단다. 역시 세상을 보는 눈이 남 다르다.
그러면서 그는 축제가 성공하려면 경쟁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청도 소싸움축제가 소싸움의 원조 격인 진주보다 더 알려진 것도 경쟁의 요소를 가미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전유성씨는 이제 청도에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할 요량이다. 그가 만들어 놓은 표어도 참으로 기발하다. “청도군에 오시면 ‘감’사드려요”다. 청도 특산물 감과 딱 어울리는 표어다.
그는 또 오는 7월 14일 청도 공설운동장에서 ‘애완견을 위한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장난스러워도 음악만을 제대로 란다. 60인조 오케스트라를 이미 초청해 놓았으며, 가수 양희은, 강산에씨 등 내노라 하는 가수들도 참석할 예정이란다.
◇ 태안으로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가는 그의 뒷 모습에서 자유가 느껴진다.
“그런데 개 가 없으면 못 들어와. 또 너무 큰 개는 안 데려 왔으면 하는데 알아서 하시겠지뭐” 라고 말하면서, 툭툭 자리를 털며 일어났다. 더 이상 질문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씨익 미소만 남기고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떠났다. 5시에 태안으로 출발하려면 무척 바 쁠 것 같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그의 뒷모습에 완벽한 자유가 느껴졌다,
p.s : 전유성씨가 귀뜸해 준 청도 5경이다. 군수가 알려 달라고 해도 모르쇠 했단다. 카페 근처에 있는 이름 없는 매운탕 집(각자가 알아서 찾아 가야한다), 차 집 아찌방과 전기 없이 부부가 사는 선의 3방, 갤러리 오부실(꽃이 피어 지금 한창 보기 좋단다), 본인이 거주하는 펜션 강산에(와이파이가 안터져 좋다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