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과 사랑 그리고 꿈

by 류진환

아내가 통영 이야기 했다. 문득 그곳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밤. 통영대교는 붉은색, 푸른색, 노란색으로 시간 맞춰 어둠 속에 옷을 바꾸어 입느라 분주했다. 우리는 대교가 바라보이는 포장마차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소주잔을 기울였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가 중천에 올랐을 때 일어났지만, 다가오는 빛을 품에 안기는 충분하게 맑은 날. 찾기 힘든 길을 이리저리 돌아, 청마(靑馬) 류치환 문학관의 돌계단을 올랐다. 멀리 남해가 한눈에 다가온다. 바다는 문학을 잘 모르는 이에게도, 한 편의 아름다운 서정시로 다가올 만큼 시(詩) 그 자체였다.

문학관에서 만난 청마는 사랑을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청마는 사랑에 빠졌었다. 살아 있는 동안에 많은 연모(戀慕)를 했고, 그 쉬지 않는 연모에서 시(詩)를 꿰어냈다.

청마의 연정을 뒤로하고 가로수가 아름다운 길을 따라 간 곳은 전혁림 미술관. 그가 팔순의 나이였던가. 그의 그림은 붉은 빛으로 요동치는 젊음이 튀어나오고 있다. 열정으로 화(化)한 여인처럼 내미는 얼굴이 가슴마저 뛰게 한다.

열정을 식힐 곳은 바다 밖에 없다. 거제로 향했다. 몽돌 해수욕장과 외도 … 그리고 돌아오는 길 …

우연히 통영을 들은 그날 밤 … 사랑과 열정을 배웠던 통영의 꿈을 꿀 것 같다. 그리고 그를 만날 것 같다. 오랫동안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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