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개령면 광천리 빗내농악
덩 더덩. 덩 덩 더덩. 덩, 덩덩. 쿵기더쿵. 들판을 가르며 산천을 울리는 소리의 향연이 시작된다. 꽹과리, 징, 북, 장구 등 모든 악기가 어울려 사람들을 불러내고 마음속에 가라앉은 신명을 일으켜 세운다. 악기마다 소리를 내지만 혼자만의 소리가 아니라 어울림이다. 격식을 차리지 않은 촌부들의 어깨에 춤이 일렁이고, 흐르는 대로 나오는 춤사위는 자연 그대로다. 빗내농악은 선조들의 삶에서 뿌리내려 이어져온 우리내 삶 그 자체다.
빗내농악은 들일을 나갈 때나 길을 걸을 때 사용하는 약간 느린 듯한 가락인 질굿으로 시작된다. 한시간이 넘는 공연에서 상쇠의 이끌림에 맞춰 쉴새없이 움직이는 상모돌리기, 360도 몸 회전, 화려한 발 동작 등 힘찬 몸놀림이 계속된다. 30여명으로 구성된 단원 상당수가 나이 70을 넘겼지만 어느 누구도 지친 기색을 찾아 볼 수 없다. 원인은 신명이다.
50년 넘게 빗내농악을 전수받아 온 이ㅇㅇ옹(73- 인터뷰 당시 나이)은 “구경군들의 기뻐하는 모습과 박수소리, 그리고 악기의 어울림 소리에 신명이 절로 난다”며 “선조들의 삶을 이어가고 전통을 지키는 일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질굿에 이어 정저굿, 반죽굿, 도드래기, 연풍굿, 허허굿, 품앗이굿, 판굿, 연산굿, 채굿, 진굿, 지신굿 등이 이어진다. 빗내농악은 모두 12가락 119마치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더 많은 가락을 변형해 낸다.
덩더. 궁 떠떠. 쿵기덕더. 쿵떠 다시 가락은 빨라진다. 전체가락 대부분이 자진모리류의 가락으로 빠르기의 변화가 매우 심하며, 상쇠 신호에 따라 급격히 가락의 흐름이 정해지기도 한다.
빗내농악은 삼한시대부터 빗내마을에서 감문국의 행해졌던 나라제사와 잦은 수해를 면하고 풍년을 비는 빗신(別神)제가 혼합해 진굿(진풀이)의 농악놀이로 발전된 것. 이 농악은 순수한 경상도의 내륙 농촌에서 전승되어 다른 지방의 가락이 혼합되지 않았다.
320년간 상쇠의 전승계보도 뚜렷하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사굿이 아닌 진굿(진풀이)으로 12가락의 굿판이 명확한 차이를 가지는 것이 특색. 지난 1984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8호로 지정되었으며, 국내 각종경연대회에서 대통령 상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빗내농악전수관은 주중 관람이 가능하며 매주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습회도 열고 있다.(054)436-9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