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내 마음은
어딜 그리도 떠돌고 있는 걸까.
떠돌고 떠돌다,
제자리로 돌아오긴 할까.
마음 둘 곳, 돌아갈 곳이 있긴 할까.
저 하늘,
둥둥 떠도는 하얀 구름마저도
몸을 맡길 바람이 있는데,
내 마음은
어디에도 의지할 곳 없이
이리도 끝없이 떠돌고 있는 걸까.
맡겨둘 곳 없는 내 마음.
여기저기 떠돌며
세상구경, 사람구경을 하는 걸까
그저 시간에 몸을 맡긴 걸까.
.
말이 많지 않다는 건,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말수가 적다는 건,
말을 듣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내 할 말을 생각하던 머리가 쉬는 사이,
상대의 말은 차곡차곡 내 마음에 담긴다.
말이 적어지면,
마음이 보이고, 상황이 보인다.
그 많은 말속에
귀를 열어두고 묵묵히 듣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을,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날 찾아와
이런저런 고민, 하소연을 하고 간다.
먼 곳으로 이사를 갔을 때도
전화로, 톡으로 나를 찾았다.
사람들이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하는 얘기들을
내게 터놓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저 무던하게 들어주고
무심한 한마디 해줬을 뿐인데.
나는 어느새
대나무숲이 되어 있었다.
.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
느낄 수 있는 마음.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마음은,
그 어디에도 고이지 않고 흐를 수밖에.
떠돌던 내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다 보니.
사람.
결국, 사람 곁에 잠시 머물곤
다시 사람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