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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래블 Oct 05. 2023

성심당 말고도 즐길거리 많았던 대전여행

성심당, 장태산휴양림, 온성온천

추석 황금 연휴를 맞이해 2박3일 국내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황금연휴라고 해도 특별히 붐빌 것 같지 않은 대전 - 청주 2박3일 여행을 계획했다. 회사 사람들이 연휴 때 뭐하냐고 물어보면 대전여행 간다고 얘기했는데 다들 왜 대전으로 여행을 가냐며 놀라는 반응이었다. ‘노잼 도시’라 불리는 대전!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만족한 여행이었다.     




1. 장태산 자연휴양림     


집에서 7시 반쯤 출발했다. 혹시나 차가 막힐까봐 아침도 안 먹고 바로 출발했다. 대신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려서 뜨끈한 우동 한 그릇을 든든하게 먹었다.


우동으로 배를 채웠는데도 장태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하자마자 씨앗호떡 파는 것이 눈에 띄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먹고 시작하기로 했다. 인기 맛집인지 꽤 오래 기다려서 받을 수 있었다. 찬바람에 뜨끈한 호떡이 어울리는 계절이 벌써 찾아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으로 안 쪽으로 쭉 들어가니 키가 큰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잔뜩 심어져 있었다. 멋있었다. 햇살은 따뜻한데 10월이 됐다고 바람은 어느새 차가워져서 걷는 내내 아주 시원했다.  


   


생각보다 휴양림의 산책로는 크지 않았다. 조금 걸었는데도 가장 안쪽까지 들어온 것 같았다. 인스타그램에서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멋있어 보였다. 나도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정상에서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닐까 해서 등산로로 들어서 무작정 ‘전망대’, ‘정상’ 표지판을 따라 걸었다.




 

경사가 가파르긴 했지만, 정말 등산로라기 보다는 정돈된 길이라서 오르는데 많이 힘들진 않았다. 정상에선 강도 보이고 경치가 시원하고 멋있었다. 그러나 내가 원했던 풍경은 아니었다. 정자에 앉아서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정상이 아니라 반대쪽 출렁다리로 가야 내가 원하는 풍경이 나온다고 했다. 정상에서 내려와 출렁다리 쪽으로 다시 향했다.





내려올 때 편한 길로 내려오면 되는데 내가 남편한테 이 길이 맞을 것 같다며 이상한 등산로로 끌고 가서 아주 고생하면서 내려왔다. 사람도 없고, 경사도 엄청 가파르고…





출렁다리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남편은 지쳐있었다. 그런데 내가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고 저쪽 전망대에 다시 올라가야 한다고 졸랐다. 남편은 나에게 ‘산고집’이 있다고 놀렸다. 점점 태양은 뜨거워지고, 사람은 많아졌다. 무거운 다리를 끌고 계단을 올라가다 보니 점차 출렁다리가 한눈에 보였다. 지친 남편은 여기가 인스타에서 본 거기라면서 더 안 올라가도 된다고 여기서 사진 찍으면 된다고 했다. 나는 좀만 더 올라가자고 조르다가 포기하고 혼자 올라갔다 오겠다고 했다. 남편도 동의해서 혼자 올라갔다. 과연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풍경 그대로였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서 그런건지,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서 그런건지, 혼자 풍경을 봐서 그런건지 감흥이 덜했다. 산을 배경으로 찍어줄 사람도 없고, 풍경 사진만 찍고 내려왔다. 흑


 


그리고 다시 출렁다리를 건너 '숲속 어드벤처'라고 높은 나무들과 키를 맞춰 길을 걸을 수 있는 다리를 따라 걸었다. 키 큰 나무와 같은 키로 걸으니 새로웠다.    



  


기대했던 풍경을 다 봐서 만족했다. 근데 기대했던 풍경보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들이 더 좋았다.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 바람이 불 때 들리는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숲 냄새 등 그런 것들이 더 좋았다.   

        



2.1 성심당


장태산 구경을 끝내고 성심당으로 가서 샌드위치를 늦은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성심당 주차장도 있지만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기로 했다. 연휴라 그런지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에도 차가 많았다. 차 세울 곳이 없는 것은 아닌데 높은 주차타워에서 내려오는 차들과 차를 세우려고 올라가는 차들이 엉키면서 그 교통체증을 정리하느라 차 세우는데 한참이 걸렸다. 막 큰소리도 오가고, 사람들이 내려서 차 정리하고 그랬다. 겨우 차를 세우고 성심당 쪽으로 갔다.      





와 근데 세상에, 음식점 앞에 그렇게 긴 줄이 있는 것은 처음 봤다. 가게 앞에 3~4줄 길게 서있는 것은 물론 건물을 넘어 골목까지 줄이 이어져서 성심당 직원들이 나와서 줄을 관리하고 있었다. 남편은 이걸 어떻게 기다리냐고 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성심당을 포기할 순 없다고 일단 기다려보자고 했다. 어차피 빵만 사오고 나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많이 기다리진 않을 거라고 말이다. 줄을 통제하는 직원에게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냐고 물으니 50분 정도 기달려야 한다고 했다. 남편도 그정도면 오케이라고 했다. 날씨도 시원하고, 줄도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어 기다릴만 했다. 기다리면서 어떤 빵을 살지 미리 생각했다.(실제로는 30분 정도 기다렸다.)     



2.2 성심당 빵고르기


우선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하나씩 사기로 하고, 부모님 선물용으로 튀김소보로를 두 박스 사고, 또 여행 때 먹을 간식용으로 소금빵과 작은 메아리, 명란바게트를 사기로 했다. 더 많이 사고 싶었지만, 내일 당장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여행하면서 들고다녀야 하기에 조금만 사기로 했다. 명란바게트는 품절이라 못 사고 다른 것들은 계획대로 사서 나왔다.    

  




2.3 성심당 문화원


성심당에서 산 빵을 가지고 나와 성심당 문화원에서 음료와 함께 먹기로 했다. 성심당 문화원 1층, 지하1층, 2층이 카페처럼 운영되서 음료와 함께 성심당에서 산 빵을 먹을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남편은 이탈리안 샌드위치를 먹고, 나는 브리치즈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솔직히 이탈리안 샌드위치가 더 맛있었다. 완전 내 스타일의 샌드위치 ㅠㅠ 진짜 회사 근처에 있었다면 자주 사먹었을 맛이었다. 음료도 맛있었다. 지금도 샌드위치는 다시 먹고 싶다.     


배를 채운 뒤 성심당 문화원 4층에서 김인중 신부님의 작품 전시가 있길래 그것까지 봤다. 나는 잘 몰랐는데 성당 친구가 김인중 신부님 작품 전시가 대전에서 있다고 알려줘서 오게 됐다. 스테인드 글라스의 세계적인 거장이라고 했다. 작은 공간에서 진행되는 전시였는데 빵 먹은 김에 들러 예쁜 전시도 보고 좋았다. 실제로 햇빛에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를 본다면 훨씬 예쁘고 감동적이었을 것 같다.      





3. 라마다 호텔 체크인, 저녁


빵까지 든든히 먹고 중앙시장 구경을 살짝 한 뒤에 예약한 호텔 체크인을 하러 갔다. 원래는 온천이 있는 유성호텔을 예약하려고 했으나 유성호텔이 워낙 오래된 것 같아서 비슷한 가격의 근처 라마다 호텔로 예약했다. 수원 라마다 호텔과 비교했을 때 룸 컨디션은 그보다는 안 좋았지만 호텔 체인답게 무난무난 괜춘했다.      

호텔에서 쉬다가 남편의 친구가 추천해준 소고기 국밥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런데 하필!! 쉬는 날 ㅠㅠ 왜 때문에…….     


플랜B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맛집 검색… 도대체 어디를 가야하는지 수많은 선택지 앞에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어서 소고기 국밥과 비슷한 메뉴인 갈비탕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길을 가면서 보니 길거리에 공원처럼 족욕장이 있고 그곳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족욕을 하고 있었다. 여기가 온천 동네라서 길에다가 족욕장을 만들어 놓았나보다. 자세히 보니 맨발로 길을 걷게 만들어 놓고, 다 걸은 뒤에 발을 씻으면서 족욕할 수 있게 시설을 설치한 듯 했다. 신기하고 좋아보였다.    



  


4. 유성호텔 온천     


갈비탕을 맛있게 먹고 바로 유성호텔 대온천장으로 갔다.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몇주 전부터 뜨거운 물에 몸을 지지고 싶었는데 드디어 온천에 왔다!! 대전으로 여행지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온천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뜨끈뜨끈 참 좋았다. 어렸을 때는 목욕탕 싫어했는데 어느새 목욕탕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남편과 입구에서 1시간 뒤에 만나기로 했다. 탕에 그리 오래 있지도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생각보다 금방 갔다. 남편은 분명 약속한 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올 것을 알기에 나도 서둘러서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진작에 나와서 바나나우유도 혼자 한 잔 이미 마신 모양이다. 나도 시원하게 목욕을 마친 기념으로 바나나우유를 하나 사마시며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에서 온천 일정 넣은 것은 신의 한수다. 완전 좋다. 특히 남탕은 노천탕이 있어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부러웠다~!


인스타나 블로그를 보면서 여행을 계획했다. 계획한 대로 잘 흘러가기도 하고, 계획대로 안 된 것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다른 사람의 SNS에는 담기지 않았던 예상치 못하게 좋은 것들을 만났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내일은 대전을 지나 청주로 떠난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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