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함께 글을 쓰는 에세이클럽 3기 문우들과 '우리 동네'에 대한 글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주를 대표하는 산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월아산을 꼽는다. 진주 8경 중의 7경이 '월아산 해돋이'이기 때문일까, 진주에 살기 전에도 월아산의 이름을 들어왔다. 최근 몇 년간 진주시에서 월아산을 국가정원으로 조성하려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월아산을 몇 번 가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관절이 좋지 않아 471m의 월아산보다는 평탄한 산이 좋다. 우리 동네와도 비교적 가깝고 구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은 선학산은 136m의 아담한 산이라 비교적 부담이 없다.
선학산 등산로 입구는 여러 곳이다. 바로 옆 비봉산과 이어진 말티고개 주차장, 봉황교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연암도서관 뒤쪽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스는 말티고개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비봉산 쪽으로 가서 노란 은행나무를 보고 봉황교를 건너 선학산으로 가는 것이다. 길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며 중간에 만나는 아기자기한 나무다리와 오솔길이 길치인 나를 헤매게 하기도 했다. 이쪽으로 가나 저쪽으로 가나 조금 헤매도 가다 보면 안내 표지판이 있고 금세 길을 찾게 마련이다. 숲 속의 요정이 되어 혼자 헤매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혹자는 산에 여자 혼자 가는 것이 위험하다고 만류하는데, 선학산과 가좌산은 늘 사람이 있는 편이라 무섭지 않았다. 워낙 산을 못 타는지라 함께 보조를 맞추어 걷는 것이나 다른 사람과 시간을 맞추는 것이 어렵기도 했다.
상대동 마실길을 통해 올라가 본 적도 있는데 벽화 골목으로 시작되어 시화 골목으로 이어져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가다 보면 무덤이 많이 나와서 늦은 시간에 가면 무서울 것 같다. 축제 때에는 선학산에 올라 야경을 보기도 한다는데, 그러다가 무덤을 지나가게 되면 '내 다리 내놔'라는 환청이 들려 모골이 송연할 것 같기도 하다.
시계탑이 있는 체육공원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남강과 진주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넓은 전망대에는 곳곳에 벤치가 있어 휴일 낮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봄에는 고운 진달래가 피어나고 볕이 좋은 가을에는 단풍도 볼 수 있어 좋은 산. 무엇보다 노을이 아름다운 날 해질 무렵에 찾으면 세상 흐뭇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는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옥봉동을 굽어보며 잠시 추억에 젖는다. 언뜻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정겨운 마을의 다닥다닥 붙은 저 집에는 어떤 가족이 살고 있을까 상상하면서 어두워지기 전에 발걸음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