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by 전우 호떡

오래전에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 가족들 모두 처음에는 ‘괜찮다’라고 위로를 보냈고 ‘괜찮아’라며 함께했다. 시종일관 가족 중 어느 누구도 나를 책망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조직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조직은 나의 과실과 연계된 책임을 규명하려 애쓰고, 나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홀연히 고군분투했을 것이다.

언젠가 함께 근무하는 누군가에게 나의 잘못이나 실수가 있다면 일깨워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고, 주변에 험담만 무성했다. 가족과 남의 차이일 것이다. 가족 같은 누군가가 있다면 서로의 실수나 잘못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도, 서로에 대한 원망이나 분노도 내려놓고, 찡그리지 않고 웃으면서, 지금 당장이 아닌 조금 더 앞일을 향하고, 다른 곳이 아닌 같은 방향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함께하는 누군가가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화를 낼 일도 아니고 화를 낼 필요도 없어 화를 낼 수 없을 것이다. 가족이라고 한 번 더 헤아려 보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니고, 단지 내 일처럼 여겨진다. 그러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방도를 찾게 된다. 이해관계를 따지는 조직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할지어다. 그러면 나는 지금과는 다른 사람으로 좀 더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리라!


2023년 11월 양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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