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출장길에 올라 생도 시절부터 존경하며 본보기로 삼아온 선배님을 찾아뵈었다. 내가 1학년 때 선배님은 3학년이었고, 2학년 때부터 4학년으로 같은 중대에서 2년간 함께 생활했다. 학년 차이로 학과 생활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일과 전후나 활동 공간에서 먼발치로 선배님의 모습을 보며 본보기를 삼았다. 선배님은 인품과 실력을 겸비한 리더로 생도들 사이에서 출중하다는 평을 받았고, 나는 그런 선배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늘 배우고 따르려 애썼다.
생도 시절,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별이 수여되었는데, 선배님은 매 학기 옷깃에 별을 달고 다니셨다. 축구부 주장으로서 운동에 능했을 뿐 아니라, 축제 때는 기타를 메고 무대에서 노래도 불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조등’ 제도에 따라 불침번 근무를 설 때, 선배님이 다가와 “내일 아침 시험이 있으니 새벽에 깨워 달라”고 부탁하신 일이었다. 나는 속으로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하루 컨디션이 망가질 텐데”라고 걱정하면서도 요청대로 깨워 드렸고, 그때 선배님의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4학년 때 선배님은 중대장 생도로서 중대를 지휘하셨다. 학과 공부와 생도 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선배님의 지휘 아래 중대 생활은 질서와 균형을 갖추고 있었으며, 언제나 선제적으로 대응하셨다. 그 덕분에 중대 생활의 고단함 속에서도 나는 한 학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졸업 후에도 선배님을 몇 차례 야전에서 뵈었고, 한때는 인접 건물에서 근무하시며 간헐적으로 안부를 나누었다. 1년 넘게 직접 뵙지 못했지만, 이번 출장으로 연락드리자 선배님은 흔쾌히 만나 주셨다.
부대에 들어서자 선배님은 문밖에서 나를 마중하며 환한 미소와 함께 악수로 맞이해 주셨다. 나의 근황과 직책을 확인하시고, 생도 시절의 향수와 졸업 후의 인연을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쓴 글을 모아 드리자 찬찬히 살펴보시며 고마워하셨다. 이어진 일정 때문에 아쉬움을 달래며 자리를 일어서야 했지만, 선배님은 기념으로 선물을 챙겨 주시고, 사진을 찍으며 ‘파이팅’ 포즈로 오래도록 기념했다. 길을 나설 때는 웃으며 배웅해 주셨다.
이번 만남을 통해 나는 평소 동경하던 선배님과 다시금 생도 시절의 향수와 전우애를 느꼈다. 생도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정진하는 선배님의 모습은 여전히 나에게 본보기가 된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사람을 끌리게 하고, 나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이러한 배움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30년을 이어온 선배님과의 관계에서 나는 깊은 감사와 함께, 삶의 태도를 배우는 또 하나의 기회를 얻었다. 생도의 본보기가 되어주신 선배님께, 그리고 이번 해후에서 느낀 배움과 기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