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않아도 괜찮은 순간이
진짜 성취일지도 모른다
예전엔 늘 바빴다.
무엇이든 빠르게 해내야 마음이 놓였다.
하나를 끝내면 곧바로 다음 일을 생각했고,
쉬는 시간에도 마음은 멈추지 않았다.
성취가 마치 숨을 쉬는 방법처럼 느껴졌다.
그 시절의 나는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하루를 잘 보내는 기준은
무엇을 해냈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은
분명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단단함은
언젠가부터 내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제는 조금 다르다.
무언가를 이루는 기쁨은 여전하지만,
그 기쁨을 오래 음미할 줄 알게 되었다.
빨리 이루는 성취는 달콤했지만,
천천히 익어가는 성취는 오래 남는다.
요즘의 나는 하나씩 정리하고,
맺고, 마무리하는 시간 속에서도
성취를 느낀다.
무엇을 새로 이루지 않아도
그 공백이 나를 쉬게 하고,
그 쉼이 다시 나를 움직이게 한다.
예전에는 공백이 두려웠다.
멈추면 잃을까 봐,
쉬면 뒤처질까 봐 마음이 조급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여백이 있어야
성취의 맛이 깊어진다는 것을.
어쩌면 그것이 나이듦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이루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그 안에서 스스로를 인정하는 여유.
그렇게 비워낸 마음 위로
또 다른 성취가 조용히 스며든다.
성취는 더 이상 도착지가 아니다.
그건 살아가는 한 방식이고,
오늘을 의미 있게 만드는 한 줄의 리듬이다.
나는 오늘도 그 리듬 속에서
조용히 성취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