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편

나는 나를 감추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by 유혜빈


“괜찮아요.”


그 말 뒤에 숨긴 건, 늘 괜찮지 않은 나였다.


나는 내 마음을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 말이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까 봐

자꾸만 삼킨다.


원하는 게 있어도

“난 이렇게 하고 싶은데? ”라는 말을 꺼내기까지

머릿속에서 백 번쯤은 망설인다.

그 사이 기회는 늘 지나가버리고,

남는 건 “왜 또 말하지 못했을까” 하는

답답함과 자책뿐이다.


그래서일까.

조용하고, 착하고, 피해 주지 않는 사람.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버티는 사람.

그게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이라고 믿어왔다.


괜찮은 척은 오래갈 수 있었지만,

진짜 나는 거기 없었다.


진짜 괜찮은 사람은,
괜찮지 않을 때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말하지 않는 게 배려인 줄 알았던 그 오랜 시간 동안,

정작 나는 나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라도

나의 편이 되어보려 한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