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사이, 그 틈의 온도

by 유혜빈
가까워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멀어져도 잊히지 않기 위해



가까운 사람일수록

거리가 필요하다.


다정한 말도

지나치면 부담이 되고,

솔직함도

때로는 상처가 된다.


오래 함께할수록

우리는 상대보다

자신의 감정을 먼저 꺼내놓는다.

기대는 쌓이고,

실망은 그 위에 내려앉는다.


거리를 둔다는 건

멀어지겠다는 뜻이 아니다.

쉽게 무너지지 않기 위한,

선택이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위로보다 한 걸음 비켜선 자리가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서운해지기 전에,

상처 주기 전에

조금의 틈을 남기는 일.


관계에도 숨 쉴 틈이 필요하다.

너무 자주 들여다보면

마음도 피로해진다.


그럴 땐

잠시 물러서도 괜찮다.

말을 아껴도,

조용히 쉬어가도 괜찮다.


그 거리는

상대와 나,

모두를 위한 여백이 된다.


거리를 둔 만큼

마음은 가라앉고,

그제야

무엇이 소중했는지

또렷하게 떠오른다.


나는 오늘도

지나치지 않은 거리를 고민한다.

당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