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춤

드러내지 않아도 깊이 전해지는 마음

by 유혜빈


자신을 낮춘다는 건

타인을 위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지 않고도 드러내는 태도이다.


조용히 들어주고,

말을 아끼며

서둘러 판단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곁에 오래 남는다.


말보다 먼저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

존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

그 곁에선

말조차 조심스러워진다.


반대로,

자신을 세우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는 말 앞에선

사람들은 대답 대신 침묵을 택한다.

그 침묵은

동의가 아니라 거리다.


겉으론 웃고 있어도

속에선 조용히 선이 그어지고 있다.

‘이 사람 앞에선

내 마음도 언젠가 저울에 올려지겠구나.’


그래서 나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조금 더 따뜻하게 들어주고 싶다.


낮춘다는 건 무릎을 꿇는 게 아니라,

먼저 손을 내미는 일이다.


말로 드러내지 않아도

진심은 흐른다.

그 마음은

가장 깊은 곳에서

천천히, 오래 울린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