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해가 채 다 뜨지 않은 새벽녘, M의 “끼양!” 하는 소리에 눈을 뜬다. 어둠 속에서도 얼핏 봐도, 아직 눈을 감은 채다. 저 아이는 어째서 저렇게나 앙칼지게 의사 표현을 하는 걸까. 심지어 꿈속에서도 말이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결연한 앙칼짐에 웃음만 나온다. 그래도 혹시 불편한 게 있나 싶어 손을 뻗어, 그 자그맣고 말랑말랑한 배 위에 따끈히 쓰다듬는다. 가슴팍도 살포시 토닥인다. 그러자 밤새 그 손길만 기다렸다는 듯, 재빨리 몸을 일으켜 내 쪽으로 굴러오는 너. 그러고는 내 팔과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이내 다시 새근새근 잠이 든다.
나는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내 삶은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을지도 모른다고.
M과 자기 전, L과 저녁일과를 마무리 했다. 지난 밤, L은 엉엉 울며 “엄마, 빨리 자러 가요”라고 했다. 평소 같으면 무겁게 내려앉는 눈꺼풀을 억지로 버티며 “엄마, 나 안 피곤해요”라고 했을 텐데, 어지간히 피곤하구나 싶었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기저귀를 채우는 내내 칭얼대던 L에게 “우리 똥 이야기 책 읽을까?”라고 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까르륵 웃으며 “네! 네! 네! 좋아요! 와, 신난다!”라고 외치는 L.
L, 너는 어째서 이렇게나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춤추고 싶은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가 당기기를 반복하면서, 스텝을 쿵쾅쿵쾅 밟는 그 귀여운 몸짓은 언젠가는 사라져 내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되겠지. M 너의 작고 몰캉한 앙칼짐으로 시작되는나의 이른 아침이 벌써 그리워.
잠들지 못하는 저녁도, 단잠을 깨우는 새벽녘도 이 모든, 내 기억 속에서만 존재할 이 짧고 찬란한 순간들이 나를 나아가게 한다. 오늘의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성가신 일들이 나를 찔러대도 지지 않게 한다.
L과 M 너희가 나에게 선물하는 모든 순간들이 내가 지금 여기에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