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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희수 Dec 22. 2021

평대 위에 놓인 내 책을 보고

   창작자로서 자부심과는 별개로 나는 내 작품을 알리는 일이 여전히 부끄럽고 어색하다. 뭔갈 내놓을 때마다 ‘그래 이번엔 정말 제대로 알려야지’ 마음 먹지만, 늘 발표 직후에만 잠시 깨작거리다 금세 흐지부지되고 만다. 작품과 무관한 쓸데없는 글은 잘도 올리면서.


   지난달 출간한 첫 책 <오래 해나가는 마음> 역시 처음엔 야심 찬 홍보 계획을 많이 세웠는데, 막상 그를 실행해야 할 시점이 되자 내내 딴청만 피웠다. 대체 왜 이렇게 생겨먹은 것일까. 자문해봐도 제대로 된 답이 나올 리 없다. 내가 이렇게 생겨먹었다는 사실이 나는 그리 불편하거나 유감스럽지 않으니까. 이러다 보니 매번 머리만 몇 번 긁적이다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는 수순이 반복된다.


   지난 주말엔 낯선 장소에서 내 책을 두 번이나 만났다. 첫 만남은 공연차 들른 대전 삼요소. 두 번째 만남은 합정 교보문고. 양쪽 모두 잘 보이는 평대 위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희망을 아주 버린 건 아니나, 여태껏 이렇다 할 반응이 없어 서가로 직행하거나 조용히 묻히겠거니 싶었는데. 선전이라 할 순 없겠지만 명맥이 끊기진 않은 것 같아 기쁘고 반가웠다. 맞다, 이런 건 좀 알리자 싶어 올리는 글이다.


대전 삼요소
합정 교보문고


   그건 그렇고, 실용서도 아닌데 에세이 코너로 좀 옮겨주시면 안 되나. 어떻게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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