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줘'
골목에서 흙을 핥고 있는 길고양이를 만났다.
"애가 비실비실하네"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으면 구경만 해"
"엄마는 있겠지?"
"사람 냄새 나면 안 키운 데, 만지지 마"
"(혼자)살아남기 힘들겠지?"
"쉽진 않겠지…."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죽을 때는 순서 없이 간다지만
생의 순간들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힘든 사람은 더 힘든 사람을 걱정하고,
즐거운 사람은 더 즐거운 사람을 시기한다.
걱정의 시대, 시기의 시대다.
삶, 생, 길, 고양이, 사랑 고민을 끄적인 글 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지만, 그래도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