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hs of Soul

영혼의 길

by 류현

2015. 11. 16. 1:36 타르투에서 작성했던 감상문


최근에 티빙에서 이 영화 포스터를 보았다. 대단히 철학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으니 시간이 남는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이번달에는 에스토니아에서 영화제가 열린다. 탈린을 중심으로 해서 각 지방에서도 많은 영화를 상영하는데, 그 중 내가 고른 작품은 일단 2 작품.

하나는 어제 이미 보고 온, 중국감독 Zhang Yang의 Paths of the soul.
다른 하나는 러시아, 독일, 체코, 북한이 함께 만든 북한영화 Under the Sun.

고등학교때 무슨 수업시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영화 관련해서 배우고 있었을 때 봤던 다큐멘터리. 제목이 기억 안나지만... 내용은 굉장히 신선하게 충격적이였다.

이 영화 역시, 내가 여태까지 봐온 영화 중, 그 10분이 조금 넘었었던 다큐멘터리 형식의 단편 독립영화처럼 여운이 상당히 오래 갈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나오면서도 계속 생각한게 DVD를 어디서 사야 하나였으니까. 영화는 불교를 바탕에 두고 진행되지만, 무의식속으로 관람객들에게 불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넣어 누군가에게는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여진다. 분명 이 영화의 중심 문화는 티벳 불교문화이지만 내용은 이를 다루지 않는다. 아주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나래이션이 나오는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라고 생각될 뿐이다. 티벳의 자연이. 그 위대함이 영화에서 나래이션 역할을 한다.

영화 줄거리는 줄거리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한 것도 없지 않을까 싶다. 삼촌의 소망을 풀어주기 위해, 한국의 3보 1배와 같은 불교의 오체투지 기도를 드리며 티벳내에서 가장 성스러운 산이라 불려지는 Lhasa로의 여정을 담았다.

영화는 대사가 많이 없다. 사실 나는 만화책이나 웹툰 등을 볼 때 멀티플레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글만 읽던가 그림만 보던가 해야하는데 언어는 티벳어에 영어자막이라 걱정했었다. 내가 영상과 글을 한꺼번에 머리에 입력할 수 있을까.. 해서. 그런데 정말로, 영화는 걱정과는 다르게 큰 무리 없이 자막과 영상을 함께 볼 수 있을 만큼 대사가 거의 없다. 그래도 영상미에 완전히 빠져 있을 때 자막을 몇 번 놓친적이 있어 어느부분은 제대로 이해 못 하지도 않았나 싶었다.

영화는 제목처럼 인간의 일생과 영혼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리고 탄생부터 죽음까지 보여준다. 대사를 많이 넣어 주제를 이끌어주는 것도, 화면에 풀어진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는 요즘 영화와는 다르게 굉장히 직설적이며, 벌거벗은 느낌이 난다. 비꼬는 것 하나없이 순수하고 평온하고 아무 감정도 싣지 않은 양, 모든 것은 잔잔하게 흘러간다. 그리고 현실적이다. 그리고 모든 출연진들이 일반인이라기보다는, 라사 산으로 여정을 마음먹고 실현한 순간, 이미 육체적인 것을 뛰어 넘어 정신적으로 개인의 삶의 진실 된 주체가 되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언제 내 삶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속세에 너무 갇혀 사는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특별한 종교가 없지만 부모님께서 굉장한 불교신자분들이시기 때문에 영향을 받았는데, 이 전까지는 내가 고등학교 때 아빠가 선물해주셨던 염주팔찌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영화를 보고나서 그 당시의 아빠의 마음이 정말 많이 이해가 갔다. 생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영화를 보고나서 염주 차고 다니면 정신적으로 정말 안정될 수 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나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죽음이란 무엇일까. 함께란 무엇일까. 육체란 무엇이며 영혼이란 무엇일까. 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도 그런 나 자신과의 대 여정을 한 번 쯤은 떠나보는 것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영화가 주는 영상미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티벳은 무조건 절대적으로 여행해봐야 하는 여행지 1순위 목록으로 타고 올라갔다. 영화의 영상미가, 자연이 주는 그 웅장함에 눈이 너무나도 호강했을 뿐만 아니라, 평지밖에 없는 에스토니아에서 오랜만에 그런 자연을 스크린으로나마 만나게 되니 웃음이 나왔었다. 내 집에 돌아온 느낌. 내가 지금 그곳에 서 있으면 어떨까.

영화를 타르투 극장에서 봤는데, 나 혼자만 아시아 사람이었다. 게다가 이쪽 문화를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야지 이해가 가능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당히 지루해 하지 않았나 싶다. 또 아주 날것으로 보여주는 몇 장면에 대해 굉장히 많은 야유를 보냈다. 문화가 다르면 분명히 살아오는 방식도 다를 수 있는 것인데, 그걸 그대로 야유를 보내다니 좀 의외였다.

후기를 쓰기 위해서 인터넷을 많이 찾아보던 도중, 외국 기자들이 아무 생각없이 적어놓은 중국불교라는 말이 왜 그렇게 거슬리는지 모르겠다. 외국기자들역시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기사를 막 쓰는게 분명해 보였다. 중화사상이 상당히 담겨있는 중국 기자들의 후기를 보기 전까지, 그 후기를 보고 비슷하게 따라 쓴 외국 기자들의 후기를 보기 전 까지 영화후기로 쓸 말이 상당히 많았지만, 김이 팍 죽어버렸다고 해야 하나. 이러다가 서양에선 불교가 중국에서 창시되었다고 믿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너무 안타깝다. 그런 기사들을 정말 유명한 국제적인 영화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우리는 진실을 공부한다기보다, 권력. 힘을 공부한다. 소수와 약자는 언제나 언급되는 대상이 아니며 그들이 갖고 있는 참된 의미와 역사는 권력과 힘에 의해 묻혀지고 변질되기 쉽상이다. 그리고 다수의 기억속에서 잊혀질 것이다. 그 순간 역사는 새로 태어난다. 진실되고 참된 것은 죽고 거짓되고 변질 된 것만 남아 세상을 집어 삼킨다.

Paths of Soul 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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