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이란 직업은 참 매력적이다. 끝없이 주어지는 과제와 긴장감.
3박 6일 출장을 다녀왔다. 오늘 새벽 5시, 집으로 돌아와 짐을 풀고 노트북을 켰다. 정리하지 못한 보고서를 가다듬어 8시쯤 메일을 보내고서야 몸을 씻고 잠들었다. 낮에 일어나 다시 메일을 확인해보았다. 혹 잘못 보내진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캘리포니아를 다녀왔다. 포도밭이 끝없이 늘어선 도로를 3시간 동안 지나 밤이 되어서야 겨우 도착했다. 면허가 없는 나는 조수석에서 관광객이 되어 유난히 노란 석양을 구경했다. 비행기에서 10시간 동안 잠을 잘 잔 덕에 뜬 눈으로 호텔 야경을 밤새 바라보았다.
다음날 아침, 창고처럼 방치된 공간을 보았다. 모두들 당황했다. 미국인 스텝들의 관점에서 창고를 치우는 일은 자기 소관이 아니다. 흰머리의 미국인 디렉터는 대형 카트를 들고 나타났다. 거대한 짐 더미를 하나씩 옮기며 말했다. "This is what directors do." 우리는 오전 내내 전시공간을 정리했다. 오후 늦게서야 준비를 마치고 나는 다시 회사원이 되어 주말에 준비했던 자료를 꺼내 사람들과 논의했다.
메인이벤트가 있는 날, 아침부터 자료를 점검하고 중요한 오후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 와중에 스텝들과 저녁식사가 생겼다. (그들이 서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정말 미드와 똑같았다.) 밤 10시까지 손님들이 마시다 남긴 온갖 와인을 마셨다. 걱정했는데, 숙취가 없었다. 양조장에서 가져온 값비싼 와인이라 그런 것일까.
마지막 날, 오전에 전시공간을 정리하고 오후부터는 게스트와 일정을 같이했다. 근사한 점심식사를 하고 그들이 관광을 하는 동안 우리들은 따로 돌아와 결과 협의를 하고, 서둘러 짐을 챙겨 게스트와의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리조트에 도착했다. 스탠딩 파티 땐 적응하지 못해 멀뚱히 서 있다, 테이블에 앉아서야 대화를 나눴다. 생각보다 그들과 우리의 관점은 비슷했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애피타이저만 먹고 나온 게 아쉬웠다.)
해외출장은 늘 부담스럽고 힘들다. 하지만 경력이 쌓이는 만큼 보람차다. 회사원이란 직업은 참 매력적이다. 끝없이 주어지는 과제와 긴장감이 활력을 준다. 육체노동, 디자인, 서류 작업, 협의까지의 다중역할. 이런 것이 종합예술이라 생각한다.
ps. 또 느낀다. 영어공부의 중요성을.